문재인 대통령이 3일 현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 후보자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지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박범계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검찰총장 임명 제청을 받고 서둘러 김 전 차관을 검찰총장으로 낙점했다. 청와대는 “김 후보자가 검찰 조직을 안정화시키는 한편 검찰 개혁이란 시대적 소명을 다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검찰 개혁의 핵심 목표는 정치 중립성 및 독립성 확보와 인권 보호다. 하지만 김 후보자의 이력을 보면 검찰 개혁 적임자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대표적인 친(親)정권 인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내리 보좌하며 정권의 검찰 무력화 드라이브에 동조해왔다. 그는 공정거래위원장·금융감독원장·국민권익위원장 등 각종 요직의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 ‘최다 노미네이션 후보’로 소개될 정도다. 정가 안팎에서는 “정권 입맛에 맞는 예스맨”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오죽하면 청와대가 두 차례나 그를 감사위원으로 추천했는데도 최재형 감사원장이 ‘코드 인사’라며 거절했겠는가. 그가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선정한 4명의 후보 가운데 적은 표를 얻은 것도 검찰 안팎에서 신망을 얻지 못할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진정한 검찰 개혁이 이뤄지려면 현 정권의 방해 공작으로 답보 상태에 있는 권력 비리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 청문회를 통해 정치 중립성과 권력 수사에 대한 의지, 도덕성 문제 등에 대해 검증을 받게 된다. 여야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과연 권력의 외풍을 막으면서 검찰의 독립성·중립성을 지킬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송곳 질문으로 철저히 따져야 한다. 만일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고 정권에 충성하는 호위무사가 될 것이라면 김 후보자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이런 논란으로 야당과 국민들이 반대한다면 문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
/논설위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