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둘러싼 우려…'친정부 검사' 딱지 뗄 수 있나

김오수, 인사청문회 준비 착수

文정부와 호흡 맞춘 '친정부 성향'

법조계 안팎 "정치적 중립성 우려"

이성윤 지검장도 유임·승진 관측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나오며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연합뉴스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나오며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연합뉴스




이변은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마지막 검찰총장 후보자로 김오수(58·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차관을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대표적인 ‘친(親)정부’ 검찰 인사로 거론돼온 인물이다. 전임 총장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23기)의 3기수 선배로, 청와대는 전례 없는 ‘기수 역전’을 감수하면서 김 후보자를 밀어붙였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이 잡히기도 전에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이날부터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으로 매일 출근해 관련 절차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조종태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단장을 필두로 전무곤 대검 정책기획과장이 총괄팀장을, 진재선 대전지검 서산지청장이 청문지원팀장을, 박기동 대검 형사정책담당관이 정책팀장을, 이창수 대검 대변인이 홍보팀장을 각각 담당한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난 2017년 8월 법무연수원장(고검장급)으로 승진했다. 2018년 6월부터 2020년 4월까지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차관으로 손발을 맞췄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 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사이자 최종 후보군 4명 가운데 정부의 신뢰가 가장 높은 인물로 꼽힌다.

김 후보자는 앞서 윤 전 총장과 총장 자리를 놓고 경쟁했으며 이후에도 금융감독원장·공정거래위원장·국민권익위원장 등 요직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김 후보자의 그간 행보를 감안했을 때 법조계 안팎에서는 후보군이 ‘4파전’으로 압축될 때부터 이미 김 후보자의 ‘낙승’이 점쳐졌다. 그는 조국 전 장관 수사에서 ‘윤석열 당시 총장을 제외하고 수사팀을 꾸리자’는 제안을 하는 등 꾸준한 친정부 행보를 보여 왔다. 감사원 감사위원(차관급) 추천 때는 김재형 감사원장이 ‘친정부 인사라서 안 된다’며 거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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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 지검장이 중도 탈락하면서 김 후보자가 현 정부가 앞으로 함께할 이른바 ‘믿을 맨’으로 꼽히는 배경이기도 하다. 반면 그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모두 윤 전 총장과 인연을 맺은 바 있다. 구본선 광주고검장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대검 차장검사로 근무하면서 윤 전 총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이후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바통을 이어받아 윤 전 총장이 검찰을 떠날 때까지 곁을 지켰다. 배성범 법무연수원장은 ‘윤석열 체제’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내며 조 전 장관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4명 후보 선정이 ‘김 후보자를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이유다.

친정부 성향 인사로 분류되는 만큼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데 적합할지에 대해서는 검찰 내부에서조차 우려가 나온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대선을 1년여 앞두고 ‘김오수-이성윤’이라는 이른바 ‘정권 수호대’를 꾸릴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차기 검찰총장 선임 이후 이뤄질 검사장급 이상 고위 검찰 인사에서 이 지검장이 유임이나 승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검사들의 반발 움직임이 일면서 검찰이 또 다시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김 후보자가 최종 검찰총장 후보로 지명되면서 후배기수인 이 지검장이 유임될 가능성도 커졌다”고 내다봤다. 순천지청장 출신의 김종민 변호사는 “기존 관례상 검찰총장이 바뀌면 고위급 검사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가 뒤따랐다”며 “이 지검장이 유임되면 검찰은 완전히 정권에 예속시킨다는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김 후보자는 ‘친정부 인사’라는 외부의 비판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밝히겠다”고 말을 아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김 후보자가 갖고 있는 ‘친정부 검사’라는 명칭은 뗄레야 뗄 수 없다”며 “정치적 중립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검찰총장 취임 후 검찰 운영, 사건 대처, 인사 등에서 행동으로 직접 보여주는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진석 기자 ljs@sedaily.com, 손구민 기자 kmsohn@sedaily.com


이진석 기자·손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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