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65)와 멀린다 게이츠(56) 부부가 이혼하기로 하면서 재산 분할이 세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 경제 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게이츠의 재산은 1,305억 달러(약 146조 원)에 달한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다.
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게이츠 부부가 시애틀 킹카운티 지방법원에 제출한 이혼 신청서에서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 합의했다고 전했다. 분할 방식과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역대 가장 값비싼 이혼 중의 하나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법원은 결혼 기간과 배우자의 재산 형성 기여도 등을 고려해 재산 분할액을 산정한다. 27년간 결혼 생활을 해온 멀린다가 MS에서 일했던 경력과 게이츠와 함께 공익사업에 적극 활동한 점이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베이조스 CEO는 지난 2019년 25년간의 혼인 관계를 정리하면서 아마존 전체 주식의 4%(약 383억 달러)를 배우자 매켄지 스콧에게 넘겼다. 폭스뉴스 등을 소유한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도 1998년 31년의 결혼 생활을 끝내면서 17억 달러에 달하는 위자료를 지급했다.
자선 활동 위축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혼 후에도 게이츠 부부가 공동 의장을 계속 맡는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자산은 전 세계 민간 자선 재단 중 최고인 510억 달러 이상에 달한다.
앞서 2000년 게이츠는 MS CEO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 옮긴 뒤 멀린다와 함께 질병·기아·불평등 해소를 목적으로 이 재단을 설립했고 이후 재단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일상적 경영 활동에서도 손을 뗐다. 로이터통신은 “베이조스 CEO에 이어 게이츠 부부의 이혼으로 자선 업계가 흔들리게 됐다”고 분석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