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약 난립을 막기 위한 일명 ‘공동생동 1+3’ 법이 국회 8부 능선을 넘기면서 업계에서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복제약이 동일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생동성시험 자료를 4개 업체까지만 공유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다. 수십여개의 제약사가 한데 모여 같은 제네릭을 개발하고 이름만 바꿔 파는 지금과 같은 행태를 방지할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공동생동이 아니면 품목허가를 받기 위한 자금 마련조차 어려운 중소제약사의 성장 기회를 막는단 지적도 나온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 등이 발의한 의약품 공동생동을 1+3으로 제한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지난 달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소위를 통과했다. 복지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국회 본회의라는 관문이 아직 남아있지만 소위에서 여야가 합의 처리한 만큼 법안은 이변이 없는 한 최종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1+3 제한’은 공동생동을 통한 무분별한 복제약 난립을 막고자 추진 중인 법안이다. 복제약에 대한 품목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오리지널의약품과 효과 등이 균일한지 보는 생동성 시험을 진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억 단위 비용이 드는데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형 제약사들은 공동으로 비용을 내고 시험을 진행하는 공동생동을 진행해왔다. 이 덕분에 단 한번의 공동생동 시험으로 수십여개 제약사가 품목허가를 받고 똑같은 성분의 제품을 이름만 바꿔파는 일이 비일비재 했다.
문제는 복제약이 많아진 만큼 품질관리도 어려워졌단 점이다. 지난 2019년 고혈압 치료제 원료인 발사르탄에서 발암물질이 발견된 ‘발사르탄 사태’ 당시 100종이 넘는 복제약들이 문제의 원료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분별한 공동생동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최근 바이넥스(053030)에서 시작해 비보존, 종근당(185750)으로 까지 이어진 임의제조 적발건에 대해서도 손쉽게 복제약 품목허가를 받은 뒤 이후 품질관리는 나몰라라 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왔다. 1+3법안은 동일한 공동생동 시험 자료를 통한 품목허가를 최대 4곳까지만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1+3법안이 법안소위를 통과하자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이를 반기는 입장문을 내는 등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일부 나왔다. 협회는 “건전한 영업환경이 조성되고 이를 바탕으로 의약품 시장 투명성이 한층 제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소제약사들의 사업 기회를 앗아가는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자는 “복제약에서 시작해 이후 개량신약이나 혁신신약 개발로 나아가는 제약사도 많다”면서 “갑자기 이렇게 규제를 해버리면 영세한 제약사들은 살 길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joowonmai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