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우울감을 느끼고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하는 사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20대와 30대에서 더욱 심각했다.
보건복지부는 6일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전국 19~71세 성인 2,110명을 대상으로 3월 29일부터 4월 12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2.1%포인트다.
조사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두려움과 불안, 우울, 감염에 대한 낙인, 일상생활 방해 정도 등에 대한 질문이 주어졌다. 조사 대상자의 '우울' 평균 점수는 5.7점(최고점 27점)이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지역사회 건강조사 당시의 2.3점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우울 점수가 10점 이상인 '우울 위험군'의 비율은 22.8%로, 2018년(3.8%)의 6배 수준이다. 우울 평균 점수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해 3월 첫 조사 시 5.1점에서 지난해 9월 5.9점, 12월 5.5점, 올해 3~4월 5.7점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6.2점으로 남성 5.2점보다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19~29세)와 30대의 우울 평균 점수가 각 6.7점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다. 30대는 지난해 첫 조사에서부터 다른 연령대에 비해 우울 점수가 높았으나, 당시 우울감이 가장 낮았던 20대의 경우 1년간 이 점수가 급등했다.
자살 생각을 하는 사람의 비율도 지난해 3월 9.7%에서 같은 해 9월 13.8%, 올해 3~4월 16.3%로 증가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8년(4.7%)에 비해 3.5배 많은 수준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22.5%, 30대가 21.9%로 20~30대의 비율이 높았다. 성별로는 남성이 17.4%로, 여성 15.1%보다 많았다. 특히 20대 남성과 30대 남성은 각 25.0%로 전 성별·연령대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뒤로는 20대 여성(19.9%), 30대 여성(18.7%) 등의 순이었다.
반면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은 평균 1.7점(총점 3점)으로 지난해 3월 조사 결과와 같았다. 코로나19 감염 불안은 지난해 3월 5.5점(총점 21점)에서 이번에 4.6점으로 줄었다. 코로나19의 일상생활 방해 정도는 총 10점 중에서 4.4점으로, 지난해 3월 시작된 조사 이래 가장 낮았다.
한편 응답자의 62.6%가 심리적으로 가족을 의지한다고 답했다. 심리적 도움을 받는 사람이 없다고 답한 경우는 9.6%였다. 또 응답자들은 코로나19 심리 지원을 위해 필요한 서비스로 '감염병 관련 정보', '개인 위생물품', '경제적 지원' 등을 꼽았다.
염민섭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코로나19로 많은 국민이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현재 시행하고 있는 마음건강 대책을 강화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20~30대의 정신건강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에 대한 맞춤형 심리지원이 시급하다"며 "관계부처, 지자체와 협력해 청년 마음건강 회복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