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군대 제대 시 사회출발자금 3,000만원 지원안을 내놓은 가운데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포퓰리즘으로 묶어 비난하기엔 아깝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내놓은 ‘대학 안 간 청년에 세계여행비 1,000만원 지원’ 주장에 대한 비판과는 사뭇 다른 평가다.
경제학 박사인 윤 의원은 그동안 이 지사가 ‘기본소득’, ‘재산비례 벌금제’, ‘4년간 일한 사람과 4년간 대학 다닌 사람 보상이 같아야 한다’는 정책안을 제시할 때마다 쓴소리를 해왔다. 앞서 그는 이 지사가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청년들에게 세계여행 경비 1,000만원을 지원해 역량도 발굴하고 좋은 인생 경험도 가질 수 있게 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한 당시 “비전도 책임도 없는 포퓰리즘”이라고 일침을 가한 바 있다.
반면 이날 이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제대 군인 사회출발자금에 공감한다”며 “포퓰리즘 공약들과 같이 묶지 말고 고민해 발전시키자”며 먼저 손을 건넸다.
윤 의원은 “이 전 대표가 ‘군대를 젠더 문제의 해법처럼 보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 남성과 여성 각자가 느끼는 박탈감과 피해의식을 배려해야 한다’며 징집병 사회출발자금 3,000만원을 제안했다”고 짚었다. 이어 “3,000만원을 어떤 근거로 제안했는지, 재정 부담은 어떻게 예측하는지 등의 언급이 없어 포퓰리즘이란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젊은이들의 마음을 얻겠다고 마구 내놓는 다른 포퓰리즘 안들과 도매 급으로 묶기엔 아깝다”고 말했다. 더불어 “2005년 당시 한나라당에서도 300만원 군인 퇴직금 도입을 내용으로 한 법을 발의한 적 있다”며 “초임근로자와의 임금차액을 어느 정도 반영할 것인지, 이미 전역한 사람과 형평성, 재정부담을 고려해 단계화할 것인지 등을 논의해 보자”고 제안했다.
전날 윤 의원은 세계여행비 지원안을 내놓은 이 지사를 향해 “지사님은 왜 두 자녀를 대학에 진학시키셨느냐”고 반문하며 “남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자리에 계시니 제발 중요한 문제는 깊이 고민해 달라”고 날을 세운 바 있다. 그는 “그렇다면 여행 갈 돈이 없는 집안의 젊은이들에게 ‘대학 안 가면’이라는 조건을 달아 여행비를 대줘 그들의 진학 결정을 바꾸고, 그들이 지사님의 자녀보다 못한 인생경로를 밟게 된다면 그 책임은 어떻게 지시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윤 의원은 이어 “학력에 따른 차별을 없애 젊은이들에게 맹목적인 대학 진학을 유도하는 구조를 바꾸자는 데 적극 찬성한다”면서도 “어떻게 대학의 질을 높여 ‘안 가도 되는 대학’이라는 평판을 바꿀 것인지, 경제력이 모자라 대학 진학이 어려운 젊은이를 어떻게 적극적으로 도울 것인지, 미진학의 확고한 뜻이 있는 젊은이가 좋은 일자리로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 어떻게 도울 것인지가 근본적인 고민”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미진학 젊은이들이 양질의 직업 교육을 받고 좋은 일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제발 적극 지원하자”며 “그게 지도자의 고민 아니겠나. 제발 국민의 세금으로 남의 인생을 뒤틀면서 선심 쓰지 말아달라”고 비판했다.
/강지수 인턴기자 jisuk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