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공장 전경/서울경제DB인도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세에 초비상이다. 하루 확진자가 40만명대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봉쇄령이 잇따르자 공장 가동마저 불투명해졌다.
9일 업계와 코트라에 따르면 인도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은 700여개사로, 인도 당국의 봉쇄 정책에 따라 제한적으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포진한 뉴델리, 첸나이, 뭄바이 등 도시가 있는 주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4월 말부터 봉쇄령을 연장 시행하고 있다. 봉쇄령이 내려진 상태에서는 일부 필수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통행이 금지된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초창기 당시에는 주요 기업들의 공장 가동도 두 달여 간 중단됐지만, 이번 재유행 국면에선 공장을 최소한으로만 가동하고 있다.
현지 진출 우리 기업들은 공장 가동을 위한 최소 인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재택근무로 전환했으며, 일부 주재원들의 가족은 한국으로 귀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과 첸나이 가전 공장을 가동하고 직원들은 재택 근무로 전환했다. 주재원 가족들의 귀국도 지원하고 있다. 또 귀국하지 않은 주재원과 현지 직원 등 임직원 5만여명을 위해 백신 접종 비용과 의료 물품도 지원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노이다 지역의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 공장의 출장자·주재원 가족·협력사 직원 등 200여명의 귀국을 지원하고 있다.
LG전자는 노이다와 푸네 소재 공장의 생산 계획을 기존보다 축소했다. LG전자도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는 재택근무 중이며, 현지 주재원 가족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현대차도 델리 등 봉쇄령이 내려진 주에서 근무 중인 주재원들을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첸나이 공장의 주말 특근을 중단했다. 주중에는 공장이 정상 가동 중이다. 현대차·기아는 일부 주재원 가족을 특별기편을 통해 귀국시켰고, 주재원 가족 중 귀국 희망자와 기저 질환자 등을 귀국시킬 예정이다
LG전자 인도 푸네 공장 전경/서울경제DB포스코는 인도법인 사무실 근무자 전원에 대해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포스코마하라슈트라 생산 공장은 직원 절반만 투입해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백신접종 비용과 재택근무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직원 가족이 희망하면 귀국이 가능하며 항공료 지원과 함께 국내 자가격리 시설(회사 시설) 이용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은 사태가 악화해 공장 셧다운이 현실화할까 우려하고 있다. 심각한 경우 철수나 대피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타격도 심각하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중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다. 인도의 스마트폰 수요 위축이 치명적인 이유다.
현대차는 신차 출시 준비와 생산 설비 개선 등을 위해 한국에서 수십명의 직원들을 인도로 출장 보내려 했지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일정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현지 봉쇄령으로 판매사들이 영업을 하지 못해 이달 판매량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