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을 둘러싸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첨예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최고위원이 '작은고추부대'라는 표현으로 자신을 겨냥한 진 전 교수의 발언을 두고 "이런 과격한 표현도 용인되고 그 안에서 상처받지 않고 교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상황을 짚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10일 전파를 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이를 보통 똘레랑스(tolerance·관용)라고 한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전 최고위원은 "진 전 교수는 진영을 가리지 않고 비판하는 사람"이라면서 "개인적으로 친하다. 최근 페미니즘 논쟁은 선을 잘못 넘으면 유럽의 극우화된 성별 혐오로 진화할 수 있다. 진 전 교수도 그런 우려가 있어 지적하는 것이다. 나쁜 의도는 전혀 없다고 본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또한 최근 자신이 주장하고 있는 '여성 할당제 폐지' 관련, "장관 등 공직에서 청년 할당, 여성 할당을 하면 좁은 풀에서 인재를 뽑게 된다"며 "인재는 가장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그게 만약 여성이라면 장관 전부를 여성이 해도 되고, 만약 여성 중에서 적당한 인사가 없으면 남성이 해도 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 전 최고위원은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은 여성 할당제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함께 된 인사인데 과연 그가 최고의 카드였나라고 묻고 싶다"면서 "여성 할당제가 취지는 좋지만 꼭 이런 식으로 교조적으로 추진할 가치인지 묻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더불어 이 전 최고위원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관계자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유일한 여성이기 때문에 낙마시키기 어렵다고 한다"면서 "부적격한 후보자여서 낙마시켜야 하는 상황에서도 할당제는 이렇게 부작용이 생긴다"고 쏘아붙였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 대표에 도전장을 낸 이 전 최고위원을 향해 "될 리도 없지만 된다면 태극기부대에서 작은고추부대로 세대교체를 이루는 셈"이라고 날선 비판을 내놨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는 "작은고추부대는 태극기부대의 디지털 버전"이라며 "그런 식으로 하면 다음 선거도 낙선은 확정"이라고 쏘아붙였다.
진 전 교수가 언급한 작은고추는 페미니즘 옹호론자들이 '반페미니즘', '여혐', '남성우월주의자'를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낸 표현으로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손가락 모양도 이를 뜻하는 일종의 기호다.
아울러 진 전 교수는 "안티페미 표가 얼마나 초라한지 확인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냥 영원히 방송이나 해라"라고 거듭 이 전 최고위원을 향한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