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10일 복당을 선언했다. 이에 당 소속 초선 의원들과 청년 비상대책위원이 공개적으로 반대에 나선 가운데 중진 의원 사이에서는 복당 옹호론이 확산되면서 갈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당원과 국민들의 복당 신청 요구가 빗발치고 있어 이제 돌아가야 할 때가 됐다”며 “오늘 자로 국민의힘에 복당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당의 4·15 총선 공천에 반발해 탈당한 홍 의원은 현재 무소속이다. 이날 제출한 복당계가 받아들여지면 홍 의원은 1년여 만에 당에 복귀하게 된다.
홍 의원은 “26년 전 신한국당에 입당한 이래 단 한 번도 당적을 옮긴 적도, 당을 떠난 일도 없었다”며 “지난 20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일시 당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탈당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지방선거의 참패 책임을 지고 당 대표 자리를 물러났지만 당의 이념과 가치를 해하거나 당의 명예를 더럽히는 해당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당 일각에서 홍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는 기류가 강하다는 점이다. 김병민 비대위원은 이날 “아직도 틈만 나면 비집고 올라와 해악을 끼치는 연탄가스 같은 정치인이 극히 소수 남아 있다”며 복당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연탄가스’는 홍 의원이 당 대표 시절 친박계 의원들과 언쟁하며 쓴 말이다. 홍 의원의 복당계는 현재 최고위원회의를 대체하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최종 승인해야 한다. 초선 의원 상당수도 반대 의사를 보이고 있다. 홍 의원과 최근 설전을 벌인 김웅 의원은 이날 “소금도 오래되면 곰팡 난다”며 재차 홍 의원을 겨냥했다.
하지만 중진들은 홍 의원의 복당을 반기는 상황이다. 비영남권의 한 중진 의원은 “탈당 후 당선된 네 명 가운데 두 명이 복당한 상황에서 (복당을) 막을 명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장제원 의원도 “차기 대선 후보인 홍 의원의 복당을 가로막는 것은 자신들의 개혁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몰인간적 선동정치”라고 지적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