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2주 만에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세로 전환한 가운데 여전히 철강·화학·유통 등 경기 민감주 위주로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에 실적 호조, 경기회복 기대, 금융 여건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이러한 분위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거래일 만에 코스피 순매수로 전환한 외국인은 전일도 경기 민감주 중심 매수세를 이어갔다. 기아(000270)(415억 원)·만도(204320)(167억 원) 등 자동차 관련주와 POSCO(005490)(204억 원)·롯데케미칼(165억 원) 등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2조 3,000억 원가량을 팔아치웠던 지난 2주 동안에도 화학·유통·통신주 등 경기 민감주들은 순매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10일까지 2주간(4월 27일~5월 10일)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을 분석한 결과 1위는 LG화학(051910)(8,831억 원)이며 POSCO(6,548억 원)·아모레퍼시픽(090430)(891억 원)·호텔신라(008770)(791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호조에 수요 회복 기대감 및 금리 상승 여력 등 삼박자가 어우러지며 매수세에 영향을 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화학·철강 업계는 특히 호실적을 이룬 업종으로 LG화학은 올 1분기 영업이익(1조 4,081억 원)이 전년 동기의 6배 넘게 급등했고 포스코도 2배(1조 5,524억 원)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도 영업이익(1,762억 원)이 3배로 증가했다. 이에 전방 수요의 회복 기대감과 금융 여건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 여건은 물론이고 기대하지 못한 제조업 경기의 붐이 뒷받침됐다”며 “국내 경기 민감주 상당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라는 점을 볼 때 이들은 한동안 증시 주도권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