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11일 “지방자치단체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었을 것”이라며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 지사 측이 ‘관료’의 부동산 책임론을 제기하며 정세균·이낙연 전 총리를 싸잡아 공격하자 되받아친 것이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도 “제 얼굴에 침 뱉기”라며 이 지사 측에 대립각을 세웠다. 5·2 전당대회 이후 여권의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여당 대선 잠룡 ‘빅3’ 간의 신경전 역시 갈수록 격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광화문포럼에서 기조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책임론’에 대해 “책임이 있다.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면서도 “말을 조심해야하겠다”고 이 지사에 날을 세웠다. 최근 이재명계 좌장 역할을 맡고 있는 정성호 의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독선적이며 무능한 정책이 누적된 탓”이라며 정세균·이낙연 전 총리를 겨냥한 데 따른 반발이다. 이재명계의 한 의원도 “문재인 정부 4년간 정부를 대표해 고위 당정청 회의에 들어간 분들이 바로 이낙연·정세균 전 총리”라며 “부동산 정책 실패와 정권 심판론에 큰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 지사 역시 “관료들이 신속하고 성실하게 미션을 수행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해 표면적으로 정부 고위 관료들을 비판했지만 속내는 두 명의 전직 총리를 동시에 겨냥했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 측 정운현 공보단장도 SNS를 통해 “정 의원의 주장은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는 사람 같아 보여 아쉽다“며 “제3자가 보면 결국 ‘제 얼굴에 침 뱉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