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부터 운전면허 없이 전동킥보드를 주행하다 적발되면 범칙금을 물게 되지만 허술한 인증 절차와 단속 인력 부족으로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13일부터 이런 내용을 담은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된다. 현재는 만 13세 이상이면 면허 없이 누구나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지만, 이제는 만 16세 이상만 딸 수 있는 '제2종 원동기장치 자전거면허' 이상의 운전면허가 있어야 전동킥보드를 탈 수 있다. 무면허 적발시 범칙금 10만 원이 부과된다. 이외에도 헬멧 미착용 시 2만 원, 동행자 탑승 시 4만 원, 음주주행 시 10만 원 등의 범칙금 조항도 신설돼 시행된다.
공유 전동킥보드 업계는 애플리케이션(앱)에 운전면허 인증 기능을 탑재해 대응할 방침이지만 인증 과정에 기술적 허점이 있어 조작 등이 우려된다. 지쿠터, 킥고잉, 씽씽, 빔 등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본인인증을 거친 뒤 운전면허를 등록하는 방식을 도입했고 라임은 운전면허 스캔 시스템을 적용했다. 문제는 문자메시지를 통한 본인 인증은 본인이 아닌 타인의 번호로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운전면허가 없는 고등학생이 부모의 면허로 인증을 받아 앱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도로교통공단이 운영하는 운전면허정보자동검증시스템을 활용하면 이런 문제를 방지할 수 있지만 현행법상 자동차대여사업자만 적용 대상이라 공유 전동킥보드 업계는 이를 활용할 수 없다"면서 "현재는 문자를 통한 본인 인증 활용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라임은 서비스 가입 시 이메일, 전화번호 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인증만을 요구한다. 문자 인증과 달리 개인정보를 입력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를 등록해도 걸러낼 방법이 없다.
경찰 단속이 제대로 이뤄질 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3,000명 정도의 외근 경찰이 3교대로 근무하기 때문에 현장 근무자는 약 1,000명 가량에 불과하다"며 “이 정도 인력으로 전동킥보드 이용자를 꼼꼼히 단속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게다가 운전면허 보유 여부는 불시 검문만이 유일한 방법이라 단속이 어렵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운전면허 보유 여부는 헬멧 착용 여부처럼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인증 기술과 단속 인력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