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1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을 통한 (테슬라) 차량 구매를 중단했다”면서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화석연료 사용이 급증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 경제매체 CNBC가 보도했다. 이 발언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약 6% 급락했다.
앞서 지난 2월 테슬라는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 어치의 비트코인을 매입했으며 향후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폐에 더 많이 투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테슬라 측은 자사 제품에 대한 결제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머스크의 이날 발언으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에 비해 6% 급락했다. 암호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13일 한국시간 7시 3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5만3,135.66달러로 6.42% 떨어졌다.
이 같은 하락세는 그동안 암호화폐 급등에 테슬라가 적잖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테슬라가 지난 2월 비트코인 결제를 받아들인다고 밝히면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 갑자기 머스크가 입장을 돌변하면서 급락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가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데엔 환경론자의 비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지난 3월 미국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인류에게 알려진 그 어떤 다른 방식보다도 더 많은 전기를 소비한다”면서 기후문제에 비트코인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수의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은 중국을 거점으로 하고 있는데 대부분 화석연료를 통한 전기를 이용하고 있다.
머스크는 특히 전기차 사업이라는 친환경 사업을 하는 테슬라가 화석연료 이용도가 높은 비트코인 채굴과 얽혀있는 데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탄소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친환경 관련 발언을 그동안 드러낸 바 있다.
한편 그동안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암호화폐와 관련한 발언을 수 차례 쏟아냈다. 지난 11일 머스크는 테슬라가 도지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허용하길 원하냐고 묻는 투표를 트위터에 올렸다. 투표 시작 한 시간만에 트위터 사용자 약 105만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찬성이 77.3%, 반대가 22.7%를 기록했다. 머스크의 트위터 팔로워는 무려 5,400만명에 달한다.
머스크는 지난 9일 자신이 운영하는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도지-1 달 탐사' 임무 비용을 도지코인으로 지불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도지파더'를 자처하는 머스크는 지난 8일 미 NBC 방송 간판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진행자로 출연했을 당시에도 도지코인을 언급했다. 머스크는 SNL에서 어머니 메이와 함께 도지코인을 소재로 한 콩트를 선보였으며, '도지코인은 사기인가'라는 질문에는 '맞다, 사기다'라는 농담을 던졌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