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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이슈] '골목식당X맛남의 광장'이 불러낸 '착한예능'의 진화

‘백종원의 골목식당’ 포스터 / 사진=SBS 제공‘백종원의 골목식당’ 포스터 / 사진=SBS 제공




‘골목 식당’부터 ‘맛남의 광장’, 라이브 커머스를 활용한 새로운 예능프로그램까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겠다는 취지로 탄생한 ‘착한 예능’이 시대에 발맞춰 진화하고 있다.



SBS ‘골목식당’은 식당에 직접 찾아가 문제점을 찾아내고 솔루션까지 제공해주는 대표적인 착한 예능이다. ‘골목식당’은 2018년 1월부터 30개 이상의 골목을 돌며 단순히 한 가게를 도와주는 것이 아닌, 골목 전체의 상권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방송 이후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포방터 돈까스’과 ‘홍탁집’이 있는 포방터시장은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아는 시장이 됐다. 손님이 지나치게 몰려 고역을 치르기도 했지만, 시장 상인들은 “손님들이 엄청 늘어 포방터시장에 활기가 돌아왔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서산 해미 읍성 편도 ‘골목식당’의 영향력을 잘 보여주는 예다.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게 된 곱창집 사장님은 근처에서 곱창집을 운영하는 지인과 솔루션을 공유하길 원했고, 백종원은 “해미가 다 같이 잘 되면 좋다”며 특제 소스 공유를 흔쾌히 허락했다. 곱창집의 줄이 너무 길면 지인의 가게로 손님을 안내하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또 백종원은 동네를 구경하다 우연히 들린 호떡집에 마가린을 사용해보라는 힌트를 줬고, 이후 이 가게는 마가린 호떡 맛집으로 거듭났다. 호떡을 사러온 손님들이 주변 가게에서 젓갈이나 생선을 구매하고, 근처 슈퍼에서 호떡과 함께 먹을 요거트를 사오는 모습을 통해 다시 살아난 골목 상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맛남의 광장’ 포스터 / 사진=SBS 제공‘맛남의 광장’ 포스터 / 사진=SBS 제공



SBS는 ‘골목식당’에 이어 지역 사회로 범위를 확장한 ‘맛남의 광장’을 통해 인기와 화제성을 이어가고 있다. ‘맛남의 광장’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신메뉴를 선보여 소비 촉진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초반에는 휴게소 방문객들에게 신메뉴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됐지만 최근 코로나19가 심각해지며 대면 판매를 지속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백종원은 ‘키다리 아저씨’ 신세계 정용진, 오뚜기 함영준 등 친분이 있는 대표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 결과 상품성이 떨어지는 못난이감자 30톤, 왕고구마 450톤을 완판, 다시마 2개가 들어간 한정판 라면으로 완도 다시마 재고 2000톤을 처리하는 데 성공했지만 적체된 수많은 농수산물을 판매할 새로운 방식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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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구는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찾았다. 라이브 커머스는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것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대면 소비가 줄어든 이후 시장규모가 눈에 띄게 커졌다. ‘맛남의 광장’은 지난해 8월 방송에서 처음으로 라이브 커머스를 활용해 통영 고구마순 200박스 완판에 성공했다. 출연진들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특산물을 이용한 레시피를 선보이고 시청자들의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한다. 제주 참조기 편에서는 참조기 손질법부터 구이, 감자조림 레시피를 알려주며 2000박스를 모두 판매했다. 이후에도 보성 쪽파 1000박스, 해남 물김 2000박스 등 적체된 농수산물을 줄줄이 완판하는 데 성공했다.

'심폐소생 프로젝트 - 폐업요정' 포스터 / 사진=MBC 제공'심폐소생 프로젝트 - 폐업요정' 포스터 / 사진=MBC 제공


‘맛남의 광장’이 성공적인 선례를 남기자 타 방송사도 라이브 커머스를 활용한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MBC는 코로나19로 폐업 위기에 놓인 소상공인을 돕는 ‘심폐소생 프로젝트 ? 폐업요정’(이하 ‘폐업요정’)을 공개했다. 지난 5일 방송된 ‘폐업요정’ 1회에서 데프콘, 안영미, 솔지 등은 두 팀으로 나뉘어 이대역 옷가게와 동대문 가방 도매상을 방문했다. 심폐소생 1호점으로 선정된 이대역 옷가게 사장님은 “요즘은 앞에 내놓은 5천 원짜리 티 한 장만 팔릴 때도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고, 가방 도매 사장님도 비슷한 처지를 털어놨다. 이에 출연진들은 두 사장님을 대신해 라이브 쇼핑 방송에 나섰고, 준비한 모든 물량을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KBS도 파일럿으로 선보였던 ‘보는 날이 장날-랜선장터’(이하 ‘랜선장터’)를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 오는 6월부터 방송될 예정이다. ‘랜선장터’ 역시 라이브 커머스를 활용한 예능으로 우수한 농수산물을 소개하고 판매를 돕는다. 지난해 방송된 ‘랜선장터’ 파일럿 1회에서 박나래, 이수근, 이연복 등은 전남 고창에 방문, 라이브 방송을 통해 특산물 멜론, 복분자 먹방과 요리를 직접 선보이며 준비한 500개 수량을 모두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랜선장터’는 6월 다시 찾아와 계속해서 코로나19로 활기를 잃은 농촌 지역의 부흥을 도울 예정이다.

도움을 주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 프로그램들 모두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농민, 소상공인 너나할 것 없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돕기 위해 나선 ‘착한 예능’의 존재는 더욱 빛난다. 더욱이 언택트 문화가 활발해지며 라이브 커머스가 하나의 쇼핑 트렌드로 떠오른 만큼, 앞으로 라이브 커머스를 활용해 재미와 선한 영향력을 모두 잡는 예능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는 날이 장날 - 랜선장터' 포스터 / 사진=KBS 제공'보는 날이 장날 - 랜선장터' 포스터 / 사진=KBS 제공


/김민주 itzme@sedaily.com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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