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ISMS 인증에 최소 석달…"먹튀 준비 중인 암호화폐거래소 상당수"

■ 10곳 중 8곳 '퇴출 사정권'

9월 특금법 시행 전 인증 어렵고

은행서 실명계좌 받기도 쉽지않아

그전까지 수익 뽑고 문 닫을 수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을 사용한 테슬라 차의 구매 결제 허용을 돌연 중단한다고 발표한 13일 역삼동의 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투자자가 심각한 표정으로 거래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보고 있다./이호재기자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을 사용한 테슬라 차의 구매 결제 허용을 돌연 중단한다고 발표한 13일 역삼동의 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투자자가 심각한 표정으로 거래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보고 있다./이호재기자




지난 4월 말 기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이미 확보한 암호화폐거래소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주요 거래소를 비롯해 19곳이다. 인증 절차가 진행 중인 거래소가 8곳, 인증 심사를 신청한 게 12곳이다. 오는 9월 24일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시행이 불과 4개월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대다수 거래소가 은행의 실명 계좌는커녕 ISMS 인증조차 받지 못한 것이다.

ISMS 인증은 인터넷진흥원에서 기업이 정보보호 관리체계를 갖추고 안전하게 운영하는지 종합적으로 평가해 인증하는 제도다. 특금법에 따르면 암호화폐거래소는 9월까지 ISMS 인증, 실명 계좌 발급 등의 조건을 충족한 뒤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은행으로부터 실명 계좌를 발급받는 일이 까다로워진 상황에서 ISMS 인증은 거래소의 사업 의지를 확인할 첫 관문이다.



업계에서는 ISMS 인증을 최종 확보하려면 적어도 이달 말까지는 인증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측은 “인증 평가에서 드러난 보안상 결함을 거래소가 보완해야 하는 작업 과정이 오래 걸린다”며 “인증 절차가 평균 4~6개월, 짧아야 3개월 걸리기 때문에 6월에 신청하면 9월에 인증받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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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까지 거래소가 ISMS 인증을 신청하지 않는다면 아예 제도권 진입을 포기하고 9월까지 최대한 수익을 뽑아내다가 폐업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ISMS 인증을 받는 데 수천만 원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받고 난 뒤에도 보안 관리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며 “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이미 폐업하거나 폐업을 검토한 거래소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ISMS 인증을 받아도 은행으로부터 실명 계좌를 발급받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은행으로부터 실명 계좌를 발급 받은 곳을 포함해 전체 암호화폐거래소가 9월까지 은행으로부터 자금세탁 위험 평가에 대한 확인서를 받아야 한다.

은행권에서는 상장 코인이 많은 암호화폐거래소의 위험성을 높게 평가하는 등 깐깐한 심사를 예고한 상황이다. 이 같은 지침이 적용되면 투자자들의 관심이 거의 없는 ‘잡(雜)코인’이 많이 상장된 일부 국내 암호화폐거래소는 은행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게 된다.

실제로 국내 거래소 비트소닉의 원화 시장에는 총 90개 코인 중 21개를 뺀 나머지 69개(76.7%)의 거래 대금이 ‘0’이다. 체인엑스 또한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총 67개 코인이 상장해 있는 반면 15개(22.4%)는 실제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거래소 쪽에서는 10곳 정도가 실명 계좌를 발급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은행 내부에서 거래소 제휴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만큼 신고 기한 막판까지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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