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주말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등에서 열린 고(故) 손정민씨 추모 집회·행진에 위법 소지가 있는지 따져보고 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16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과 서초서 앞에서 열린 집회가 집회 및 시위에 과한 법률(집시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검토 중이다. 이들 장소 사이에서 이뤄진 행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당시 시민 수백 명은 오후 2시께 공원에 모여 '신속·공정·정확 수사 촉구'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A씨를 수사하라" "죽음의 진상을 밝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A씨는 실종 당시 손씨와 함께 있던 친구를 의미한다.
이들 중 일부는 오후 3시께부터 서초서를 향해 행진한 뒤 서초서 맞은편에서 집회를 벌이다가 오후 5시께 경찰의 해산 요청 방송이 나온 뒤 자진 해산했다. 참가자들은 서초서로 행진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몸싸움 끝에 저지선을 뚫기도 했다.
이 집회에 대해 경찰이 위법 여부를 따져보는 것은 주최자 및 참가자들이 사전에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시법에 따르면 옥회집회(시위·행진)를 열기 위해서는 집회를 하기 최대 720시간에서 최소 48시간 전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미신고 집회에 대한 경찰의 해산 명령에도 지체 없이 해산하지 않으면 처벌받을 수 있다.
경찰은 아울러 서울시와 서초구가 집회 참가자들을 감염병 예방법 위반으로 수사 의뢰하거나 고발하면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10인 이상 집회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금지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채증 자료를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따져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