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두께 3㎜ CNT, 전기차 배터리 효율 높이죠"

[LG화학 여수 CNT 공장 가보니]

年 600톤 만들어내는 반응기 2개

'세계최대 생산력' 첨단 설비 갖춰

신기술 촉매로 품질·효율 中 압도

2025년 제조규모 5배 늘릴 계획





지난 17일 찾은 LG화학(051910) 여수공장. 1976년 조성되기 시작한 이곳에서 딱 봐도 새 설비임을 알아차릴 만큼 정갈한 설비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불과 한 달 전 가동에 들어간 탄소나노튜브(CNT) 2공장이다. 세계 최대 생산 능력을 자랑하는 연산 600톤짜리 반응기 2개로 구성돼 있다.






‘꿈의 신소재’인 CNT는 탄소(C) 구조가 층층이 쌓여 있는 카본블랙(흑연)과 달리 빨대처럼 기다란 튜브 형태로 말려 있어 전기전도성이 매우 뛰어나다. 강도는 철의 100배에 달한다. 이 때문에 CNT는 자동차 외장재 도장 뿐 아니라 배터리 양극재에 첨가돼 리튬이온의 이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도전재)을 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 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충전과 방전이 반복되는데, 이 핵심 기능을 CNT가 돕는 것이다. 같은 양의 카본블랙을 투입했을 때보다 배터리 용량과 수명, 충전 속도가 약 10%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전기차의 배터리 효율을 크게 높일수 있는 것이다.

LG화학 직원이 여수공장 CNT 2공장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LG화학 CNT 2공장은 단일 반응기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연산 600톤 짜리 반응기 2개로 구성돼 있다. /사진 제공=LG화학LG화학 직원이 여수공장 CNT 2공장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LG화학 CNT 2공장은 단일 반응기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연산 600톤 짜리 반응기 2개로 구성돼 있다. /사진 제공=LG화학



현재 글로벌 CNT 생산은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답게 CNT 같은 배터리 소재 생산 능력이 어마어마하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 한 곳당 생산 능력을 최대 6,000톤까지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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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LG화학은 생산성과 품질 측면에서 중국 업체들을 압도한다고 자신한다. 핵심은 유동층 반응이라고 불리는 생산 방식과 독자 기술 기반의 촉매 활용이다. CNT는 기체 에틸렌을 6~7층 건물 높이의 설비 하단부에 주입해 700도 이상 고온에서 촉매와 반응시켜 얻는다. LG화학은 CNT 분말을 반응기 맨 바닥에 쌓이게 하는 방식이 아니라, 반응기 내부에 빙글빙글 돌리면서 생산한다. 막대기(촉매)를 설탕(에틸렌) 기계에 돌리면 미세한 설탕 가루(CNT)가 그 주변에 달라 붙어 커다란 솜사탕을 만드는 것과 유사하다. 주성열 LG화학 CNT 생산팀장은 “업계에서는 주로 철(Fe) 촉매를 쓰지만 LG화학은 배터리 소재로 쓰이는 코발트(Co) 계열 촉매를 쓰기 때문에 별도의 후공정이 필요 없어 생산 효율과 품질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직경 7㎜ 두께 3㎜ 알약 형태의 CNT 제품. /사진 제공=LG화학직경 7㎜ 두께 3㎜ 알약 형태의 CNT 제품. /사진 제공=LG화학


CNT 분말을 제품으로 가공하는 방식도 독특하다. 까만색 연필심 같이 고운 CNT 가루를 직경 7㎜, 두께 3㎜ 알약 형태로 찍어내 5㎏ 포대에 담아 포장한다. LG화학은 이를 위해 실제 제약회사에서 사용하는 알약 제조 기계 4대를 개조해 들여놨다. 기계의 컨베이어 밸트 위로는 시꺼먼 알약 형태의 CNT가 쏟아져 나온다. 주 팀장은 “분말이나 펠렛(Pellet)보다 압축된 타블릿(Tablet) 형태로 만드는 것이 전력비를 30% 절감시키고, 보관과 작업 환경 관리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2공장 바로 옆에 같은 규모의 3공장을 언제든 착공할 수 있도록 부지 조성을 해놓고 연내 착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후 추가 증설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CNT 생산을 현재의 5배 가량으로 늘릴 계획이다. 배터리 뿐 아니라 반도체 공정 트레이와 고압 케이블, 건축용 고강도 콘크리트 등 적용 분야를 대폭 늘려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이영룡 LG화학 CNT 증설TF 파트장은 “3공장 증설 이후 시장 상황을 보며 추가 증설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수=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여수=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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