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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40억뷰 돌파, 성공에는 이 여성의 활약이 있었다”




얼마 전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한국 가수 단일곡으로 첫 유튜브 40억 뷰를 돌파했다. 2012년 7월 음반이 공개된 지 8년 7개월여 만에 달성한 놀라운 기록이다. 싸이는 2012년 강남스타일을 내놓으며 일약 월드스타 반열에 올랐다. 강남스타일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2위까지 오르며 전 세계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비영어권 음악에 대해 보수적으로 유명한 빌보드차트에서 강남스타일이 이뤄낸 성과는 KPOP 역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다.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후 1년여 동안 KPOP 가수들의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후로도 KPOP에 대한 수요가 높이 증가했다.

KPOP이 글로벌 문화트렌드의 중심에 서게 된 지금, 강남스타일의 아트디렉터 송선주씨가 주요 공헌자로 주목받고 있다. ‘아트디렉터’라는 직종이 일반인들에게는 낯설 수 있으나 뮤직비디오 제작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역할이다.


아트디렉터는 쉽게 말해 ‘비쥬얼 커뮤니케이터’다. 메시지를 비주얼로 표현하는 아트디렉터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표현 가능한 비주얼 요소를 다듬고 효과적으로 조율해야 한다. 아트디렉터는 뮤직비디오의 영상, 카피, 일러스트레이션 등 모든 비쥬얼적 요소를 컨셉에 맞춰 하나의 방향으로 총괄하고 정리해야 하기 때문에 뮤직비디오 제작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송선주 아트디렉터 역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에서 표현된 모든 비쥬얼을 직접 디렉팅했다. 뮤직비디오의 배경은 노래 제목처럼 한국의 부촌인 강남으로 설정했지만 이와는 어울리지 않는 주인공의 촌스러운 의상, B급 영화 같은 영상이 비디오의 특징이다.

이 컨셉에 맞춰 그녀는 뮤직비디오의 배경으로 나오는 모든 로케이션을 세팅했다. 강남 코엑스건물 옥상, 청담동 8차선 대로변, 승마장 등을 배경으로 선택했는데 특히 코엑스 건물 옥상은 촬영 허가조차 나지 않는 곳이었기 때문에 장소 섭외가 힘들었다. 그러나 강남 시내가 다 내려다보이는 코엑스 옥상에서 전체 인원이 모두 모여 군무를 하는 장면은 꼭 필수였기에 이 장소만을 고집했다. 해당 장면은 이후 다른 가수들의 단체 군무씬의 모티브가 됐다. 예를 들어 BTS의 j-hope ‘치킨 누들 수프 (2019)’, Jessie J, Ariana Grande, Nicki Minaj - Bang Bang (2014), Normani - Motivation(2019)등 여러 가수들의 군무씬들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외국 가수들의 뮤직비디오에서 강남스타일 이전에는 별로 없던 군무씬들이 이후에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그녀는 위와는 대조되는 느낌으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회전목마가 있는 곳, 동네 놀이터, 관광버스 등을 또 다른 배경으로 선택했다. 얼핏 보면 해변같지만 동네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는 놀이터 모래밭에서 싸이가 일광욕을 하는 장면과 다리 밑에서 허술하게 폭탄이 터지는 장면, 싸이가 멋지게 걸어오지만 눈스프레이와 쓰레기를 끊임없이 맞는 장면 등은 서구의 A급 영화를 따라하려고 의도한 B급 액션이다. 이 장면들은 서구의 자본주의 문화를 고집하고 따라하는 강남문화를 풍자하고자 하는 송선주 아트디렉터의 의도가 담겨있다.


기존의 뮤직비디오들은 주로 출연 가수들의 외모의 비쥬얼이나 화려한 무대세트의 비쥬얼에 의존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강남스타일은 일상적 배경이라는 전제 속에서 코믹하면서도 키치한 느낌을 살렸다. 이러한 장면들이 하나하나 모여 누가 봐도 코믹하고 중독성 있는 뮤직비디오로 전 세계인들의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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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주씨의 활약과 함께 뮤직비디오가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조회수 1억뷰를 최초로 돌파한 한국 뮤직비디오이기 때문이다. 강남스타일의 흥행 동력은 뮤직비디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 공개된 후 놀랄 만한 각종 기록들이 세워졌다. 161일 만에는 10억 뷰를 기록했는데 이는 유튜브 창사 이래 첫 10만 뷰였다. 이후에도 조회수가 꾸준히 늘어 현재 40억 뷰까지 돌파하며 유튜브 조회수의 한계를 바꿔 놓았다. 세계 곳곳에서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한 동영상을 만들기 시작했고 CNN, 월스트리트저널, LA 타임즈 등 해외 유력 매체에서도 뮤직비디오가 낳은 신드롬에 대해 언급하며 KPOP이 세계화될 수 있는 첫 걸음이 되었다.

강남스타일로 시작된 경제적 파급효과 또한 엄청나다. 2012년 당시 한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강남스타일이 KPOP 시장 전체에 끼칠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그 경제적 파급 효과는 충분히 1조원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스타일은 KPOP이 전 세계적으로 주류 문화가 되는 시발점이 되었고,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KPOP의 경제적 효과는 56조 1600억이다. 문화컨텐츠가 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는 좋은 예시이다.

송선주 아트디렉터의 손을 거쳐간 작품은 강남스타일만이 아니다. 그녀가 작업한 유명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들만 해도 500여개가 넘는다. 1999년부터 2016년까지 약 17년동안 소녀시대, 미스에이, 샤이니, 아이유, 이효리, 슈퍼주니어, 브레이브걸스, f(x), 2PM, EXO 등KPOP에 한 획을 그은 굵직한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들을 담당했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CF 아트디렉터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녀가 작업한 CF 중 특히 오션월드의 CF들은 여름시즌에 상징적으로 회자되는 광고들이기도 하다. 올해로 경력 22년차인 송선주 아트디렉터는 이제 KPOP, CF 산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조력자로서 본인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앞으로도 전 세계적으로 문화컨텐츠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관련 산업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송선주씨와 같은 아트디렉터를 비롯한 KPOP 산업 및 문화 산업 분야 종사자들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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