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하고 수백억대의 탈세를 저지른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서울고등법원 제13형사부(최수환 최성보 정현미 부장판사)는 2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전 회장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벌금 191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6억3,0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삼양식품과 계열사 법인 3곳도 각 무죄, 벌금 800만원으로 감형됐다.
재판부는 “계열사 2곳이 외부거래를 한 부분은 자신의 재산과 책임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부가세를 납부한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내부거래 관련 세금계산서는 형식적 거래로 허위 세금계산서를 수취한 것"이라며 “일시적 효율을 위했더라도 허위가 부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전 전 회장은 지난 2010~2017년 페이퍼컴퍼니인 주식회사 R사와 지주회사 Y사를 통해 530억원대 규모의 허위계산서와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한 혐의로 2019년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포장박스 재료를 납품하는 업체와 라면스프 재료를 가공하는 업체 및 페이퍼컴퍼니 두 곳을 운영하며 업체간 재화나 용역이 오간 적이 없음에도 마치 거래가 이뤄진 것처럼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전 전 회장은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회삿돈 약 49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을 확정받아 구속 수감 중이다.
/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