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이 미국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6조 원을 투자해 현지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과 맞물려 급성장하는 미국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한미 가치동맹에도 적극 부응하는 것이다. ★관련기사 3면
SK이노베이션은 20일(현지 시간) 포드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블루오벌에스케이(BlueOvalSK)’를 설립하기로 양 측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투자 금액은 6조 원 안팎으로, 두 회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2020년대 중반부터 미국에서 연간 60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전기 픽업트럭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공장이 들어설 지역은 추후 구체화해 확정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는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투자도 검토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작 투자와 별개로 독자적으로 조지아주(州)에 2조9,000억 원을 들여 폭스바겐·포드 전용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2조6,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번 협력은 SK와 포드 간의 협력을 넘어 미국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전기차 산업 밸류체인(공급망) 구축과 성장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의 미국 투자는 한미 양국 간 가치 동맹을 한층 강화하는 측면이 크다. 배터리는 반도체·희토류·의약품과 함께 바이든 행정부가 밸류체인 강화를 선언한 4대 품목 중 하나다. 미래 성장 산업 분야에서 대중(對中) 견제를 강화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 배터리 기업을 우군으로 삼아 자국 내 밸류체인 구축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미정상회담 차 방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조지아 공장 건설 현장을 직접 방문한다.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