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일정에 맞춰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0일(현지시간) 대북 접근 방식을 두고 “현재 미국이 북한 측에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북한이 이 구상에 호응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미국 방송 PBS 인터뷰에서 “하향식(탑다운) 접근법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했고 그 방식을 시도해봤지만 예상했던 것 만큼 효과적이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상향식(탑다운)과 하향식(바텀업)이 결합한 방식을 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나 트럼프 행정부의 일괄타결 방안에 비해 “보다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접근법”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2018년 남북 판문점 선언과 북미 싱가포르 합의를 지속하기로 한 점을 이유로 “더 현실적 접근”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정 장관은 북미 간 고위급 접촉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 정부 내에 책임 있는 결정을 최종적으로 내릴 수 있는 사람이 소수기 때문에 그들과 직접 접촉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회자가 북미 정상회담을 촉진하는 것인지 묻자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아직은 최고 지도자들이 만날 때는 아니다"라며 "이번에는 최고 지도자들이 만나기 전에 더 많은 준비 작업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중 갈등 상황 속 중국의 대북제재 이행과 관련해서는 "미중 양국 모두 한국에 매우 중요하다"며 "미중이 대립보다는 협력하는 방법을 찾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정 장관은 지난 1992년 이뤄진 남북의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매우 명확한 정의”라고 소개했다. 이 선언은 비핵화를 “남과 북은 핵무기를 시험,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 배비, 확산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