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가격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한때 8,000만 원에 육박했던 BTC 가격은 한 달 만에 반토막 수준인 4,000만 원으로 밀렸습니다. ETH도 최고가 대비 절반 수준인 25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번 하락에는 미국의 테이퍼링과 중국의 암호화폐 거래 및 채굴 금지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BTC 가격 급락에 거래량 늘어…개인 투자자 새벽에도 패닉셀
18일 자정 크립토퀀트 KBPI차트 기준 BTC는 5,276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가격이 소폭 상승하면서 같은 날 오전 10시 5,596만 원을 기록했는데요. 그러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가격 조정을 받으면서 19일 밤 9시 4,676만 원까지 밀려났습니다. 이날 가격 하락과 동시에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한 시간 거래량이 4,700억 원을 상회했습니다.
20일 오전 7시 5,270만 원을 회복한 BTC는 한동안 5,000만 원 초반에서 횡보했습니다. 지루한 횡보를 이어가던 와중 21일 오후 3시 4,980만 원으로 하락하면서 5,000만 원이 무너졌습니다. 22일 새벽 5시에는 4,683만 원으로, 23일 저녁 6시에는 4,300만 원으로 후퇴했습니다. 24일 새벽 3시에는 가격이 급락하면서 4,018만 원까지 내려갔습니다. 같은 시간 거래량은 1,970억 원까지 증가했습니다. 새벽 시간에는 거래량이 하락하는 게 일반적인데요. 가격 급락으로 패닉셀 물량이 몰리면서 이례적으로 거래량이 증가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날 오후 2시에는 4,251만 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달 중순 500만 원 넘겼던 ETH…열흘 만에 반 값으로
ETH는 BTC보다 더 큰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18일 자정 크립토퀀트 기준 ETH 가격은 400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강보합세를 연출하며 같은 날 밤 8시 431만 원까지 가격이 올랐지만, 급락을 피하지 못했는데요. 곧바로 가격이 하락하면서 19일 밤 9시 309만 원까지 밀려났습니다. 20일 오전 7시 359만 원으로 소폭 가격이 상승했지만 400만 원대 회복에 실패했습니다.
350만 원 선에서 거래되던 ETH는 22일 오전 300만 원 지지선이 무너지면서 290만 원까지 하락했습니다. 22일 오후 2시에는 280만 원까지 가격이 내려갔는데요. 약세장에 머물던 ETH는 중국발 악재가 전해진 24일 새벽 2시 최저 236만 원까지 후퇴했습니다. 24일 오후 2시에는 257만 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미국 테이퍼링, 중국 암호화폐 금지…2강 결정이 암호화폐 하락 이끌었나
이번 하락장을 만든 원인으로는 미국과 중국 2강의 금융 및 암호화폐 규제 정책이 꼽힙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 20일 금융 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4월 회의록을 공개했습니다. 회의록에는 경기가 회복될 경우 자산매입 속도를 조절하는 조기 테이퍼링을 논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자산매입이란 연준이 국채 등을 매입해 시장에 더 많은 현금을 공급하는 행위입니다. 테이퍼링이 시행되면 그간 양적완화로 주식, 암호화폐 시장에 몰렸던 돈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 시장에는 악재로 여겨집니다.
중국의 암호화폐 금지 정책도 암호화폐 가격 하락에 일조했습니다. 지난 18일 중국 국가인터넷금융협회, 중국은행협회, 중국지불결제연합 등 단체는 공동 성명을 내고 "암호화폐 투자자는 어떠한 보호도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사실상 개인의 암호화폐 거래를 불법화한 것입니다. 중국은 2017년부터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 및 ICO를 금지해왔습니다. 이번 성명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기존의 기조를 재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에 더 큰 타격을 준 것은 지난 21일 중국 국무원회의에서 나온 암호화폐 채굴 금지 조치입니다. 회의를 주재한 류 허(Liu He) 중국 부총리는 "암호화폐 채굴과 거래 행위를 단속하고, 개인의 리스크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BTC 채굴풀 중 상위 5개가 중국계인 만큼 암호화폐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강합니다. 국무원이 암호화폐를 막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자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 약세를 예측했습니다. 지난 23일 나이트혹스 캐피탈은 "지난 18일부터 전체 거래소 ETH 예치량이 5.1% 증가했다"며 "단기 약세 신호를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노윤주 기자 daisyro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