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잠이 들었다가 실종된 후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 사건 관련, 정민씨와 한강에서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 측 변호사가 "'(A씨가) 만취한 상태였다'는 걸 입증할 객관적 증거는 많다"고 주장한 가운데 정민씨 아버지 손현(50)씨가 새로운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공개하면서 A씨 측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JTBC는 23일 손씨가 공개한 새로운 CCTV 영상 내용을 보도했다. 해당 영상에는 새벽 5시12분쯤 A씨 가족이 한강공원에 도착한 모습이 담겼다. 이들이 차를 세운 위치는 숨진 정민씨와 A씨가 함께 술을 마셨던 곳에서 가까운 곳으로 A씨와 아버지는 차에 내려 펜스를 넘어 한강 공원으로 향한다.
이에 대해 손씨는 J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슬리퍼 신은 상태로 펜스 2단을 넘어서 심지어 손도 넣고 걸어간다"면서 "블랙아웃은 고사하고 술 취한 기운도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손씨는 "우리에게 연락도 안 하고 빨리 찾으러 갔다는데 찾으러 온 게 바로 그 장소로 직진했다"면서 "그 위치를 알려준 거는 친구밖에 없을 거 아니냐. 그런데 그 친구가 술 취해서 기억이 안 난다?"라고 만취 상태여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A씨의 주장에 의구심을 표했다.
아울러 손씨는 A씨 가족이 강가 근처에서 다시 목격된 것에 대해선 "거기서만(강비탈) 계속 둘이 왔다 갔다 한다"면서 "한 20분 지나서 친구는 약간 이동하기 시작하고 그 뒤에도 부친은 거기 있다. 한 번 훑고 없으면 얘가 갔을 곳을 찾으러 다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도 했다.
한편 정민씨와 사건 당일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가 또 다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측 변률대리인인 양정근 변호사는 23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를 통해 "22일 (A씨에 대한) 추가 조사가 있었고, 꽤 장시간 조사를 받았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양 변호사는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면서 "'(A씨가) 만취한 상태였다'는 걸 입증할 객관적 증거는 많다"고도 했다.
양 변호사는 이어 "목격자들이 (A씨가) 토하는 장면을 목격한 것이나 (A씨가) 집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에도 여전히 만취 상태라서 차에서 내리자마자 주차장에서 토를 했다"면서 "최면조사 역시 소위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만취한 상태여서 기억이 안 돌아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양 변호사는 귀가 후 다시 한강공원으로 돌아온 A씨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과 관련해선 "이것만으로 만취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여기에 덧붙여 양 변호사는 "영상이 짧고 단편적인 장면이라서 그것만 가지고 취했느냐 취하지 않았느냐를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면서 "블랙아웃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양 변호사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목격자를 매수했다'는 루머에 대해선 "저희는 목격자가 어떤 분인지도 모른다. 수사기관에서만 알고 있다"고도 했다.
양 변호사는 그러면서 "인신공격과 악의적인 루머에 대해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한 뒤 "A씨와 A씨 가족에게 쏟아지는 악플과 비난들이 또 하나의 비극을 만들 수 있다. A씨와 그 가족이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참고인 조사 3번, 최면조사 2번, 프로파일러 면담 1번을 진행했다. A씨 아버지와 어머니를 상대로 각각 2번, 1번의 참고인 조사를 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