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스포츠카·화물트럭·전기차' …느닷없는 車 비유 설전 벌인 野

나경원 "당 대표 예쁜 스포츠카 끌고 갈 자리 아냐"

김은혜 "카니발 탄다"·이준석 "나는 전기차"…車논쟁

오세훈 신진주자 지원사격에 나경원 "만만한 당대표 원하나"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김은혜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김웅 의원 /연합뉴스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김은혜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김웅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의 당권 경쟁이 ‘신진 대 중진’ 간의 대결 구도로 뜨거워지는 가운데 때 아닌 ‘자동차’ 논쟁이 벌어졌다. 신진 당권 주자들을 ‘스포츠카’에 빗댄 나경원 전 원내대표에 대해 김은혜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맞받아치면서 ‘신진 대 중진’ 경쟁이 감정싸움으로 확대되는 모습이 연출됐다.

나 전 원내대표는 24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당 대표는 멋지고 예쁜 스포츠카를 끌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을 끌고 좁은 골목길을 가야 하는 자리”라고 에둘러 신진 당권 주자들을 지적했다. 그는 “이번 대선으로 가는 길은 아주 멀고도 험한 길이다. (야권) 통합 문제라든지 밖에 있는 후보들이 우리 당을 찾아오게 하는 문제라든지…”라면서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보기 좋은 것’과 ‘일 잘하는 것’을 (국민이) 판단하실 것”이라며 중진 대표론을 거듭 내세웠다. 신진 주자들이 제1야당 대표라는 중책을 맡고 대선의 좁은 길을 지나는 게 어려울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는 발언이다.



이에 신진 당권 주자인 김은혜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즉각 반발했다. 김은혜 의원은 나 전 원내대표가 스스로를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에 비유한 것을 겨냥해 “노후 경유차를 몰면 과태료가 나온다”며 “저는 카니발을 탄다. 카니발은 축제다.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대선 주자들을 태우고 전국을 돌며 신나는 대선 축제를 벌일 생각”이라고 응수했다. 이 전 최고위원도 “올해 초에 주문을 넣은 차는 전기차라서 매연도 안 나오고 가속도 빠르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라 내부 공간도 넓어 많이 태울 수 있는 아이오닉5”라며 “깨끗하고, 경쾌하고, 짐이 아닌 사람을 많이 태울 수 있고, 내 권력을 나눠줄 수 있는 그런 정치를 하겠다”고 자동차 논쟁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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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국민의힘의 당권 주자들 간 감정싸움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신진 주자들을 지지하면서 발생했다. 오 시장은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제 우리 당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중도층과 20·30대 젊은이들은 누가 대표가 됐을 때 계속 마음을 줄까”라고 적어 사실상 김은혜 의원, 이 전 최고위원을 비롯해 또 다른 초선 당권 주자인 김웅 의원을 지원사격했다. 이를 두고 나 전 원내대표는 “시정이 바쁜데 전당대회에 너무 관심이 많다”며 “아무래도 당 대표가 좀 쉬운 당 대표, 본인에게 편하고 만만한 당 대표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아닌가”라고 불편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전 원내대표/연합뉴스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전 원내대표/연합뉴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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