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체크카드의 해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출 한도를 신설했다. 국내 암호화폐 가격이 해외 거래소보다 높은 ‘김치 프리미엄’을 노리고 ATM을 통해 외화 자금을 인출하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다음 달부터 고객 1인당 해외 ATM 인출 한도를 월간 5만 달러로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기존에는 카드 한 장당 해외 ATM 인출 한도가 월간 1만 달러였다. 따라서 카드 여러 장으로 거액을 인출하는 게 가능했다. 이 같은 규정 때문에 최근 해외에서 ATM을 이용한 외환 인출이 빠르게 증가하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규정을 강화했다는 것이 신한카드 측의 설명이다.
신한카드 외에 지난달 말 하나카드도 해외 ATM 인출 한도를 카드 한 장당 월간 1만 달러에서 고객 1인당 월간 1만 달러로 강화했다. NH농협카드는 카드 한 장당 월간 2만 달러에서 1만 달러로 해외 ATM 인출 한도를 축소했다.
카드사들이 잇따라 해외 ATM 인출 한도를 조정하고 나선 데는 국내외 암호화폐 가격 차가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실제로 카드 업계에서는 ‘김치 프리미엄’ 차익을 얻으려는 불법 외환 거래, 속칭 환치기나 불법 외화 반출로 해외에서 암호화폐를 매입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찍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도 모두 비대면 해외 송금에 월 한도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KB국민은행은 KB개인인터넷뱅킹·KB스타뱅킹·리브(Liiv)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외국인 및 비거주자 해외 송금의 최근 30일 거래 누적 금액이 미화 1만 달러 상당액 초과 시 추가 송금을 제한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인터넷뱅킹·쏠(SOL)·쏠글로벌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해외 송금을 할 때 월간 누적 송금액 미화 1만 달러 초과 송금 시 증빙서류 확인 절차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달 19일부터 중국으로의 비대면 송금에 월 1만 달러 한도를 신설한 바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해외 송금 플랫폼 ‘하나이지(EZ)’의 송금 한도를, 농협은행은 외국인 및 비거주자의 비대면 해외 송금 거래 시 한도를 월 1만 달러로 줄였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