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中·대만 코로나 대립 설상가상…中 “WHA의 대만 거부 환영…백신은 제공”

대만 “국제교류 지속…중국산 백신은 안받아”

대만의 야권 인사들이 24일 수도 타이베이에서 중국산 백신을 수입하자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근 코로나 재확산과 백신 부족으로 대만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로이터연합뉴스대만의 야권 인사들이 24일 수도 타이베이에서 중국산 백신을 수입하자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근 코로나 재확산과 백신 부족으로 대만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에 중국과 대만의 대립이 설상가상이다. 대만의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각한 가운데 중국은 대만의 세계보건총회(WHA) 참가를 막으면서 코로나19 국제협력을 방해했다. 대신 중국산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았지만 이는 대만 정부에 의해 거부됐다.



25일 중국 관영 매체들은 전날부터 시작된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WHA 연례회의에 대만이 참가하지 못하게 된 것을 반겼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대만의 WHA 참가안이 5년 연속 거부됐다”며 “이는 국제사회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줄곧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라며 국가 형태로 WHA 참가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성명에서 “이번 결정은 ‘하나의 중국’ 원칙이 국제사회의 흐름이자 추세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어떠한 도전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대만과 수교한 15개국 중 13곳이 최근 WHA 연례회의에 대만을 옵서버 자격으로 초청해줄 것을 제안했지만,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다수 회원국의 반대로 참석이 결국 불발됐다.



천쉬 유엔주재 중국 제네바사무처 대표는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대만의 WHA 참가 여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근거해 양안(중국과 대만)간 협의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은 중국과의 관계가 좋았던 2009∼2016년에는 옵서버 자격으로 WHA에 참가했다. 하지만 탈중국 성향의 차이잉원 정부가 들어선 후 중국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2017년부터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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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대만 외교부는 이번에도 WHA 초청장을 못 받았다고 아쉬워하며 “WHA 기간에 여러 방식으로 다른 나라와 교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대신 대만에 정식으로 자국 백신 제공을 제안했다.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전날 밤 낸 성명에서 “(대만) 섬의 코로나19 상황이 날로 심각해지면서 섬 안의 일부 단체와 인사들이 대륙(중국) 백신 구매를 호소하고 있다”며 “우리는 많은 대만 동포가 시급히 대륙 백신을 쓸 수 있도록 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만의 중국 담당 부처인 대륙위원회는 곧바로 반박성명을 내고 “중국 측의 제안은 통일전선 차원의 분열 획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대륙위는 “그들이 공식 채널을 통해 백신 제공 의사를 전해온 바 없다”며 “대만이 대륙산 백신 수입을 막고 있다는 선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만인들의 중국산 백신에 대한 불신은 적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이 내부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0% 이상이 중국산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다만 대만의 누적 백신 접종률은 1% 내외에 불과할 정도로 전반적인 백신 부족은 심각한 상황이다.

24일 대만에서는 코로나19 지역사회 신규 확진자가 334명을 기록했다. 하루 발병 숫자로는 최다다. 지역사회 재확산이 나타난 지난 16일 이후 신규 확진자는 세 자릿수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베이징=최수문특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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