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SK 2인자' 조대식 의장 900억 배임으로 기소…최태원은 불입건

'SK 2인자' 조대식 위법 유상증자...900억 배임

檢 "최태원 승인했지만 위법 인지했는지 증거 없어"

최태원 SK 회장이 21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미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참석해 있다. /워싱턴=연합뉴스최태원 SK 회장이 21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미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참석해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검찰이 SK그룹이 2012년과 2015년 SK텔레시스에 900억원을 유상증자 한 과정이 배임에 해당한다고 결론내렸다. 그러면서 검찰은 유상증자 과정 전반에 관여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 의장을 기소했다. 그러나 유상증자를 하도록 승인 내준 최태원 SK 회장은 유상증자의 위법성을 인지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해 불입건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전준철 부장검사)는 25일 조 의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면서 그가 대표이사로 있던 SK텔레시스 유상증자 과정의 위법성도 조사했다.

조 의장은 SKC 이사회 의장을 지낸 2015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SK텔레시스에 유상증자로 700억원을 투자하게 해 SKC에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또 조 의장은 지주사격인 SK㈜의 재무팀장으로 있던 2012년에 SK텔레시스의 유상증자에 SKC가 199억원을 투자하게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SKC가 SJ텔레시스에 유상증자한 900억원을 회수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조 의장이 최신원 회장과 공모했다고 보고 조 의장을 총 900억원 상당의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긴 것이다. 최신원 회장은 검찰이 앞서 구속기소 한 바 있다. 최 회장은 SK텔레시스에 유상증자를 해달라고 최태원 회장 측에 요구했던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유상증자는 통상 기업의 경영권 행사 차원일 뿐이 많아 배임 혐의가 입증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검찰이 배임 혐의를 적용할 수 있었던 건 유상증자가 경영 차원이 아닌 사적인 동기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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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관계자는 "2015년 당시 수감 중이던 최 회장은 'SK텔레시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달라'는 최 회장의 부탁을 안 들어주면 경영권 분쟁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이 경우 자신의 사면 추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걸 예상해 유상증자 참여를 승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수감 생활 중에 유상증자와 관련한 보고를 받은 후 이같은 사적인 동기로 승인했다.

위법성이 드러난 유상증자를 사적인 동기로 승인한 것은 최태원 회장이지만 그는 검찰의 기소를 피했다. 검찰은 최태원 회장이 조 의장 등과 공모했는지 수사했지만 증거를 찾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최 회장이 유상증자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들은 있으나 그가 구체적으로 상황을 보고 받고 유상증자의 위법적 과정들을 인식하고 관여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검찰은 조 의장이나 최신원 회장을 여러 번 소환조사 한 것과 달리 최 회장에 대해선 한 차례 서면조사만 진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재판이 아직 시작되지 않아 밝히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검찰은 조 의장이 SKC 사외이사들에게 SK텔레시스 경영진단 결과 등을 허위 또는 부실하게 제공해 투자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했다. SK텔레시스가 자본잠식 등으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였던 것을 속였다는 것이다.

또 검찰은 이 과정에 개입한 조경목 전 SK㈜ 재무팀장(현 SK에너지 대표이사)과 최태은 전 SKC 경영지원본부장을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안승윤 SK텔레시스 대표는 분식회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안 대표는 2015년 SK텔레시스 유상증자 과정에서 수립한 사업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되자 지난해 초 152억원 상당의 자산을 부풀리거나 지출 비용을 줄이는 식으로 허위 재무제표를 공시한 혐의를 받는다.

/손구민 기자 kmsohn@sedaily.com


손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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