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7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0%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물가 상승과 경기 회복에도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완화 기조를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0.50%)을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크게 내리고 5월에 0.5%까지 한 차례 더 내린 뒤 12개월째 동결하고 있다.
한은은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로 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일시적인 상승에 그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여기에 백신 접종률이 아직 낮은 상태인 만큼 실물 경제 충격이 이어지고 있어 통화정책 기조를 전환하기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비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고 고용 역시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 내년 성장률을 3.0%로 수정했다. 지난 2월 내놓은 전망치에서 올해 성장률은 1.0%포인트, 내년 성장률은 0.5%포인트를 각각 올린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국제유가 상승 등을 반영해 0.5%포인트 오른 1.8%로 예상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 그대로 유지했다. 당초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1.3%, 내년 1.4%다.
한은은 이례적으로 성장률 전망치 발표와 함께 조정 배경을 함께 설명했다. 한은은 “주요국을 보면 백신접종이 빠르거나 대외개방도가 높아 글로벌 경기회복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국가를 중심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이 1~2%포인트 내외로 큰 폭 상향 조정됐다”며 “국내 주요 연구기관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1%포인트 내외로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조지원 기자 j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