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마켓

블루크랩 가격은 치솟지만 원자재는 하락…美 증시는 숨통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최근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크랩 가격 급등이 이슈다. 수요폭발과 공급부족이 겹친 것으로 코로나19 이후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위키피디아


26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는 성인 백신접종률이 50%를 돌파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잠잠해지면서 주요 지수가 모두 상승했습니다. 대규모 전기자동차 투자소식을 알린 포드가 8.5% 넘게 올랐고 비트코인도 한때 4만 달러 선을 회복했죠.

이날도 시장의 관심 가운데 하나는 인플레이션이었습니다.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리면서 옥수수 선물 가격이 6% 급락했다는 것을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그동안 무거운 내용이 많았던 만큼 오늘은 미국인들이 관심 있는 게 가격과 상품가격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공급부족에 블루크랩 60% 넘게 올라…해산물 레스토랑 가격에도 영향


미국 메릴랜드주의 대표 특산물이 블루크랩입니다. 체서피크만의 블루크랩이 가장 유명한데요. 한국의 꽃게와 비슷한데 집게다리를 포함해 다리 부분이 파랗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뉴저지와 뉴욕 같은 동북부 지역에서도 소비가 많이 이뤄지는데요. 한국 음식점에서는 이 블루크랩으로 간장게장을 만들기도 합니다.

어쨌든 미국인들에게 사랑받는 블루크랩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미 경제 방송 CNBC의 진행자 브라이언 설리반은 이날 자신이 최근 아내와 함께 식료품점에 갔다가 크랩 케이크를 해먹기 위해 1파운드(약 453g)짜리 크랩 캔을 집어들었는데 가격이 49달러에 달해 다시 내려놓고 핫도그 코너로 갔다는 경험담을 전했는데요. 이에 대해 우르너 배리의 선임 애널리스트인 앤젤 루비오는 “기본적으로 수요공급의 문제다. 엄청나게 강한 소매수요가 있다”며 “인도네시아 같은 나라에서의 수입이 줄어든 것도 원인”이라고 했습니다.

메릴랜드주 오션시티. 크랩 가격 상승은 해산물 식당의 음식값 인상으로 이어진다. /위키피디아


실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급증하면서 미국인들의 여행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메릴랜드주의 대표적인 휴양도시인 오션시티에도 사람들이 몰립니다.

외식도 재개하다보니 레스토랑에서의 수요도 증가하죠. 이렇다 보니 게 수요가 실질적으로 늘어나는 것입니다. 평소에 블루크랩 한 마리에 2~3달러였는데 지금은 상품성이 좋은 것은 5달러 정도는 줘야 한다고 합니다. 60% 이상 값이 치솟은 셈입니다. 12마리 기준으로는 약 55달러 정도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 들어 게잡이가 시원치 않다고 합니다. 미국은 자원보호를 위해 수컷 게의 경우 최소 5인치(약 12.7cm)는 돼야 잡을 수 있는데 잡히는 것들이 이보다 작다고 하네요. 공급이 못 따라온다는 겁니다.

블루크랩 얘기를 길게 전해드린 것은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인플레이션의 한 단면을 보여드리기 위해서입니다. 게 가격이 오르면 해산물 레스토랑의 음식값도 따라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시장(고객)이 부담하게 된다는 얘기죠. 물가상승 요소가 또 하나 있는 겁니다.

뜨거웠던 상품가격 상승세는 다소 진정…디플레이션 요소 여전



반대로 한동안 급격하게 올랐던 옥수수를 비롯한 주요 상품 가격은 다소 진정되고 있습니다. 밀 가격만 해도 3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5% 이상 높지만 이달 초(7일)와 비교하면 14% 넘게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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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도 11일과 비교시 5% 가까이 하락했는데요. 금값은 지속 상승 중이지만 최근 5일만 보면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에버코어 ISI의 에드 하이먼은 “(상품가격이)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중요한 시점에 있었다”며 “최근의 상품가격 하락은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월가에서는 상품 가격하락은 인플레이션 압력 감소로 보고 증시에 유리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물론 상품가격 상승은 경제성장 가속화를 의미하고 이를 증시에 호재로 볼 수도 있지만 지금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나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최근 옥수수 선물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주요 상품 가격이 진정세를 보이면서 증시에는 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연합뉴스


융유마 BMO 웰스매니지먼트의 최고 투자전략가는 “상품가격 하락세라 증시에 좋다는 것은 전형적인 패턴의 반대”라며 “경기부양과 경제활동 재개, 앞으로 계속 이뤄질 노동시장 개선을 고려하면 경제성장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는 사실상 없다”고 분석했는데요. 이어 “지금의 문제는 인플레이션이며 연준이 이 때문에 다른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여기에 구조적인 디플레이션 요인이 여전하다는 전망도 끊이지 않습니다. 파 피크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톰 파를리는 “선진국은 고령화와 급증하는 부채, 극도로 효율적인 기술 때문에 디플레이션 요소가 많다”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월가의 우려는 부풀려져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고령화와 부채증가는 수요를 줄이고 기술발전이 물가를 더 낮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기술 얘기는 캐서린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의 생각고 같은데요. 2027년에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가격이 싸진다는 전망이 대표적입니다.

브로드웨이도 쉽지 않은 재개의 길


가벼운 얘기 하나 더 전해드립니다. 경제활동 재개와 공급확대가 쉽지 않다는 얘기인데요. 브로드웨이 얘기입니다. 앞서 9월14일 공연재개 결정이 나왔는데 그 일정이 좀더 앞당겨졌습니다. 2019년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뮤지컬 ‘하데스타운’이 9월2일부터 공연을 재개하기로 했기 때문인데요.

브로드웨이의 공연재개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관심사입니다. 브로드웨이의 극장들은 지난해 3월12일 공연을 중단했었습니다. 약 1년6개월 만에 재개하게 되는 것이죠.

뉴욕 맨해튼의 브로드웨이 극장가. /AP연합뉴스


그런데 공연재개가 쉬운 일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뉴욕 문화계의 한 인사는 “백신접종률이 높아져 그럴 가능성은 낮지만 업체 입장에서는 겨울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공연을 중단할지가 큰 리스크”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연기자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이들을 다시 모으는 것도 문제지만 공연을 위해서는 이들이 몸을 예전처럼 만들어야 하며 손발도 맞춰야 한다”며 “말처럼 쉽게 문만 다시 열면 되는 게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반도체 같은 산업 공장만 가동재개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문화산업도 재개가 쉬운 일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되레 더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뉴욕=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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