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분할 후 한 달 만에 거래를 재개한 존속 법인 LG(003550)와 신설 법인 LX홀딩스(383800)의 주가가 동반 급락했다.
27일 LG는 시초가 11만 9,500원에 거래를 시작해 9.21% 내린 10만 8,500원에 마감했다. LX홀딩스 역시 시초가 1만 2,650원 대비 5.14% 하락한 1만 2,000원으로 첫 거래를 끝냈다. LX는 장 초반 1만 4,300원(12.59%)까지 주가가 치솟는 등 상승세를 타는 듯 보였지만 오후로 접어들며 하락 반전했다. 이날 주가가 급락하며 LG와 LX홀딩스의 시가총액은 17조 672억 원, 9,154억 원 등 총 17조 9,826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거래 정지 직전 LG의 시가총액이 21조 8,000억여 원이었던 점과 비교해 약 3조 8,000억 원(17.4%)이 사라진 셈이다.
증권가는 LG의 급락이 주력 계열사인 LG화학의 약세, 글로벌 인플레이션 불안 등에 따른 외국인투자가의 이탈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같은 급락세는 일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1분기 실적이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 원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한데다 회사가 계열 분리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실제 계열 분리 후 LG에 대한 증권가의 목표 주가는 14만~17만 원으로 상향 조정된 바 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자회사의 실적 흐름과 약 1조 5,000억 원 규모의 순현금을 이용한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투자 관련 소식이 주가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LG는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실리콘웍스·LG MMA 등 4개 자회사를 분리해 신설 지주사 LX홀딩스를 설립하는 인적 분할을 결정했다. LG전자·LG화학·LG생활건강 등 주력 계열사는 존속 법인 LG에 남았다. 분할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상당히 높아 LG의 주가는 이후 49%나 뛰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거래정지 전 마지막 날인 지난달 28일에는 12만 6,500원에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약 한 달 간의 거래 정지를 끝내고 다시 거래를 시작한 이날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밀려들며 주가는 약세를 면하지 못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