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며 정부와 민간이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유인책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백신을 최대한 많이 맞아야 집단 면역에 도달할 수 있는 만큼 접종을 꺼리는 30% 안팎의 ‘기피자’를 접종소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28일 미국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백악관은 최근 데이팅 앱 매치, 틴더, 범블 등 9개 데이팅앱과 백신 접종 인센티브 관련 제휴를 맺었다. 이들 데이팅 앱은 회원 소개란에 백신 접종 여부를 표시할 수 있도록 했고, 이들의 만남 확률을 높이는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했다. 백신 접종자의 경우, 해당 앱에서 프로필을 더 많이 노출시켜주거나 특정 상대방에게 호감이 있다고 알릴 수 있는 기능 등을 이용하게 해 준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선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복권을 추첨해 현금을 주는 주도 늘어나고 있다. 오하이오주가 최고 당첨금 100만 달러(약 11억 1,550만 원)짜리 ‘백신 복권’을 내놔 당첨자가 나왔고, 뉴욕주와 메릴랜드주도 각각 최고 당첨금 500만 달러(약 55억 7,750만 원), 40만 달러(4억 4,620만 원)짜리 복권을 발행했다. 캘리포니아주는 내달 15일까지 코로나19 백신을 맞는 주민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총 1억1,000만 달러(약 1,227억 500만 원)에 달하는 현금과 상품권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또 27일부터 백신 접종자 200만명에게 선착순으로 50달러(약 5만 5,775 원) 상당의 현금 또는 상품권을 나눠주기로 했다. 테네시주 멤피스는 백신 접종자에게 승용차를 상품으로 받을 수 있는 추첨 응모권을 나눠주고 있다.
미국 언론은 백신 복권이 접종률 상승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평가한다. 오하이오주의 경우, 이달 13~19일 한 주간 접종자 수가 무려 12만명에 달해 전주(9만명)에 비해 33%나 증가했다.
이에 미국 각 주와 민간업체는 다양한 유인책을 내걸고 있다. 미국 뉴욕시는 1차 접종을 마친 12~17세 청소년 가운데 50명을 뽑아 4년제 공립대학 등록금 전액과 숙식비까지 지급하겠다고 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스트립클럽 ‘허슬러’는 지난달 23일부터 백신 접종자임을 증명하면 상위등급 회원카드와 리무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뉴저지주는 백신 접종자를 추첨해 오는 31일 주지사 부부와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앨라배마주는 백신 접종자와 코로나19 검사자에게 유명 자동차 경주 트랙인 ‘탈라데가 슈퍼스피드웨이’를 무료로 한 바퀴 주행할 수 있게 해준다. 식품회사 크리스피크림은 올해 말까지 백신 접종 증명서를 가져오면 매일 무료로 도넛을 주기로 했다.
미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서는 백신 접종을 마친 주민을 매주 추첨해 소 한 마리를 상품으로 주는 접종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는 학생들의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고등학교 2~3학년을 대상으로 ‘학교 간 접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접종률이 가장 높은 학교의 학생에게는 문화 행사 티켓을 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유인책 대신 백신 미접종자에게 성지순례를 금하고 대중교통, 공공장소에 입장하지 못하게 하는 등 불이익을 주는 방법을 택했다.
/홍연우 인턴기자 yeonwoo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