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011170)이 글로벌 주요 생산 거점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거해 친환경 재생 플라스틱을 현지 생산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국가 간 폐플라스틱 이동이 제한된 가운데 촘촘한 글로벌 사업망을 활용해 자원 선순환 사업을 100% 현지화하는 것이다.
박진현 롯데케미칼 폴리카보네이트(PC)사업 본부장은 지난 28일 경기도 의왕사업장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7개 생산 거점에서 재생 플라스틱을 생산해 현지 고객사에 공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현재 6% 수준인 친환경 제품 매출 비중을 오는 2025년 11%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매출 성장을 감안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목표치다.
박 본부장이 언급한 7곳은 한국·미국·중국·베트남·헝가리·인도·인도네시아다. 이들 나라에서 배출되는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현지에서 재생 플라스틱으로 재생산하겠다는 전략이다. 해외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거해 생산 시설이 있는 지역으로 옮겨야 하거나 폐플라스틱 조달이 아예 국내로 한정된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된다.
현지화 전략은 △탄탄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전(全) 사업장의 일치된 기술 수준 △현지 고객사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 등 삼박자가 갖춰졌기에 가능하다. 롯데케미칼은 전 세계적으로 11개국에 생산 법인을 두고 있다. 현지화가 가능한 물리적 요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박 본부장은 “해외 각국에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지 못하면 시도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케미칼은 폐플라스틱 함량 비율을 5~85%까지 다양하게 조절하고 제품 성능도 기존 플라스틱과 동등하게 구현하는 기술력을 전 세계 사업장에 구축한 상태다. 롯데케미칼의 자원 선순환 현지화 전략은 그룹 차원에서 추진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 화학 사업부문은 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 매출 6조 원을 달성하고 리사이클 소재 생산을 100만 톤 확대한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의왕=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