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우리백신 프로젝트’에 본격 착수한다.
서경원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원장 "코로나19 임상시험 계획서 표준안을 31일 공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 백신 프로젝트’는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위기를 대비하기 위해 국내에서 개발한 국산 백신으로 자급화를 이룰 수 있도록 식약처가 연구개발부터 허가까지 백신 개발 전 과정을 적극 지원할 목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그간 식약처는 안전하고 효과 있는 코로나19 백신이 신속하게 국내에 도입되도록 허가에 총력을 기울이고, 국내 개발 중인 26개 품목에 대해서는 초기 단계부터 연구 개발을 맞춤형으로 지원해 국내 5개 기업 제품이 임상 시험에 진입했다. 서 원장은 “지금부터는 3상 임상시험진입과 국산 백신 상용화를 위해 보다 특화된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 아래 ‘우리 백신 프로젝트’를 마련해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선 식약처는 임상시험을 준비하는 국내 백신 개발사에 길잡이가 될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계획서 표준안을 마련해 제공한다. 표준안은 임상 1·2상, 임상 3상(일반적인 유효성 임상), 임상 3상(비교임상) 등 총 3종으로 구성돼 백신 개발 경험이 부족한 국내 제약사도 쉽게 임상시험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그간 백신은 수만 명의 시험대상자가 필요한 일반적인 유효성 임상3상으로 진행돼 왔으나 국내 코로나19 예방접종이 본격화 하면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위약 대조군을 모집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기존 방식은 국산 백신 개발의 가장 큰 장애요인이 됐다. 이에 따라 식약처 백신 심사 전문가들은 이미 허가된 백신과 개발 중인 백신을 중화항체가와 같은 면역원성 지표 등으로 비교하는 ‘면역원성 비교임상 3상’ 설계를 선제적으로 제시했다. 면역원성 비교임상이란 수천 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기존 허가 받은 백신 접종자와 국내 개발 중인 백신 접종자의 면역반응 지표를 비교해 백신의 효과를 측정하는 임상으로, 이 방식을 이용하면 대규모 피험자 수와 위약대조군 모집 없이도 임상 3상이 가능하다.
이번 표준안은 그간 식약처에 제출된 국내·외 임상시험계획서와 각종 허가 임상시험 자료를 직접 검토하고 세계보건기구(WHO) 백신 심사에 전문가로 참여한 경험 등을 토대로 골격을 마련했다.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사의 의견을 수렴하고 외부 전문가들에게도 자문해 임상단계별로 임상디자인, 시험대상자 선정·제외기준, 평가변수(면역원성·안전성·유효성) 등에 대한 상세 기준을 구체적인 예시를 담아 제시했다.
식약처는 “이번 표준안이 국내 연구개발자의 백신 개발 과정에 시행착오를 최소화 해 임상시험을 보다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비교임상으로 검증한 우리 백신이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WHO 회의 등 국제무대에서 면역원성 지표를 활용한 비교임상 3상의 과학적 타당성과 규제에 대한 유연한 적용을 설득하면서 해외 규제기관들과 논의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