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한미약품, 오픈 이노베이션 개척 주역…신약 후보물질 30개나 확보

[상생으로 미래찾는 K바이오]

580명 이상 연구 인력 갖추고

매출 21% R&D에 과감히 투자

벤처와 공동연구 등 기술 도입도

'롤론티스' 美시판 허가 가능성 ↑





한미약품(128940)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에 뛰어들게 만든 장본인이다. 업계에서는 상당수 ‘K바이오’가 오픈 이노베이션을 핵심 전략으로 채택하게 된 계기를 한미약품의 지난 2015년 기술 수출 ‘대박’을 꼽는다. 한미약품은 그 해 6개 제약사에 8개 기술을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K바이오가 한미약품을 ‘롤 모델’ 삼아 오픈 이노베이션에 힘을 쏟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미약품의 기술 수출은 30여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그 규모가 조 단위로 올라간 것은 2015년이다. 그런 성과를 가능케 했던 한 요인이 바로 오픈이노베이션이다. 한미약품은 2011년 이후 10년간 12건에 달하는 신약 후보물질 기술 도입 및 수출을 성사시켰다. 특히 올해부터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시판 허가 등 단순한 기술 수출 이상의 성과도 기대된다. 일례로 2012년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는 미국 시판 허가를 목전에 두고 있다.

31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대비 21% 가량인 2,261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등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까지 확보한 파이프라인은 30개에 달한다. 580명 이상의 연구인력이 자체개발은 물론 바이오벤처로부터의 기술도입, 해외로의 기술수출, 공동연구 계약 등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후보물질을 탐색해 온 결과다.



특히 실제 신약 허가까지 이뤄지는 등 굵직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33번째 국산 신약으로 허가 받은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가 미국 시판 허가를 위한 마지막 단계에 진입했다. 롤론티스는 백혈구의 50~70%를 차지하는 호중구가 항암치료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감소하면서 세균 감염에 취약해지는 질병인 호중구 감소증을 치료하는 약이다. 롤론티스 원액을 생산할 평택 바이오플랜트에 대한 승인 전 실사가 현재 진행되고 있으며 실사는 다음달 2일까지 마칠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허가가 미뤄지긴 했지만 올해 하반기엔 승인이 날 것이라는 것이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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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트럼에 기술이전한 또 다른 물질인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포지오티닙’은 지난 3월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 스펙트럼은 올해 말 포지오티닙의 신약 시판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다. 매년 1~2개의 혁신 신약을 발매하는 것이 한미약품의 목표다.

기술 수출뿐만 아니라 바이오벤처로부터의 기술 도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지난 2019년 12월에는 미국 나스닥 상장 기업인 랩트 테라퓨틱스의 CCR4 경구용 면역항암제를 확보했다. 경구용 면역항암제 중에서도 면역을 억제하는 ‘조절 T세포’와 이 세포의 이동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CCR4를 표적으로 하는 약으로서는 세계 최초다. 현재 MSD가 개발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병용 임상 2상을 국내에서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도 모색 중이다. 지난해 1월 AI 기반 신약개발 전문기업인 스탠다임과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신약개발 초기 연구단계에서 AI 활용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스탠다임은 자체 개발 AI 기술을 바탕으로 항암, 비알콜성지방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으며 최근 다수의 제약기업과 공동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제는 기술 수출료만으로도 연구개발비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 “다양한 파트너사와 흔들림 없는 신약개발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joowonmail@sedaily.com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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