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임대차법으로 시작된 전세난이 최근까지 이어지면서 전국 상위 20% 아파트 전세가격이 6억원을 곧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고가와 저가 전세의 차이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매시장 뿐 아니라 전세시장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한 것이다.
- 1일 KB 부동산이 발표한 월간 주택가격 동향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전국 아파트 전세 5분위 배율이 6.9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5분이 배율은 상위 20%(5분위) 주택가격을 하위 20%(1분위) 주택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이 5분위 배율이 높을수록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심하다는 의미다.
- 전국 아파트 전세 5분위 배율은 새 임대차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이후인 지난해 하반기부터 큰 폭으로 올랐다. 2017년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는 해당 배율이 5 정도 수준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9월 6.1로 6을 넘어서더니 같은해 12월에는 6.7까지 껑충 뛰었고, 올해 5월에는 6.9를 기록했다. 5분이 배율의 증가 속도가 가팔라진 것이다.
- 통계에 따르면 5월 전국 상위 20%, 즉 5분위 평균 전세가격은 5억9,227만원이다. 전달인 4월 가격인 5억8,781만원보다 400만원 넘게 뛴 것. 5분이 평균 전세가격이 5억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불과 7개월 만에 전세가가 1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 같은 상승세를 고려하면 가까운 시일 내에 6억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하위 20%를 의미하는 1분위의 평균 전세가격은 오히려 전달(8,585만원)보다 오히려 줄어든 8,530만원을 기록했다.
서울 상위 20% 아파트 전세 평균가격은 10억원을 훌쩍 넘긴 10억6,619만원이다.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10억원대를 돌파한 이후 꾸준히 가격이 오르는 중이다. 하위 20% 전세 평균가걱은 2억9,002만원 수준으로, 3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한편 올해 3월 10억원을 넘어선 전국 상위 20% 아파트 매매가는 5월 들어 10억4,060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경우 상위 20% 평균 매매가가 21억4,614만원이다. 지난해 12월 20억원대를 최초로 돌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과 5개월 새 1억4,600여 만원 상승했다. 하위 20%의 평균 매매가는 4월 5억1,081만원에서 5월 5억2,123만원으로 1,000만원 넘게 올랐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