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당 대표가 되면 제3지대(가 만들어지는 것) 이상 충격이 올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당이 제3지대론을 실질적으로 흡수할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당 대표 예비경선에서 1위를 기록한 이준석 후보는 31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이 당은 ‘아사리판이다’ ‘개혁이 안 될 것이다’라는 이유로 제3지대론이 나온다”며 이같이 밝혔다.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국민의힘을 변화시켜 외부 대권 주자들이 당 내로 들어오도록 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이 후보는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강경 보수와 결별함으로써 국민의힘이 제3지대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광주에 대한 인식을 이유로 우리 당을 안 찍은 사람들이 있을 텐데 그 부분에 대한 우려가 사라질 것”이라며 “그 외에 중도 노선은 강경 보수와의 결별일 텐데 그건 제가 정치하면서 실천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당 쇄신 방안으로 “주요 당직에 경쟁선발제를 도입하고 공직 후보도 공정한 경쟁을 치르게 할 것”이라며 “인사 청탁에서 자유로워지는 등 인사에도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을 치르려면 국민의힘에 입당할 수 밖에 없다는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윤 전 총장뿐만 아니라 다른 범야권 후보들도 입당해야 한다”며 “역사적으로 제3지대 후보 중 단일화까지 간 사람은 안철수와 정몽준 두 사람인데, 공통점은 1,000억원대 이상 재력가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력가가 아닌 후보들이 당 지원 없이 대선 운동 자금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2030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이유로 자신이 내세운 ‘공정한 경쟁’을 꼽았다. 이 후보는 “2030세대는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2030의 정치적 주장) 시장이 굉장히 커졌다는 것을 정치인들이 인식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시기나 냉소로 가는 사람이 많다”며 “과소 평가가 지속되면서 내게 단독 찬스가 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 후보는 자신이 젊은층의 마음을 간파할 수 있는 이유로 정치권 입문 전 5년 간 활동한 교육봉사단체를 꼽았다. 이 후보는 “당시 가르쳤던 1994년~1995년생 친구들이 (지금도) 저에게 ‘선생님 이래요, 저래요’하며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다양한 연령층과 경험을 공유한다는 게 (저의) 강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이 후보가 반페미니즘 등 젠더 이슈로 인기를 얻었다고 지적하는 데 대해 “제가 체감하기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젠더가 아니어도 충분히 많은 주제에 대한 관점을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이야기했다는 것을 사람들이 다 안다”며 “최근 제게 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는 ‘작년 총선 끝나고 부정선거 이야기하는 사람들과 싸울 때부터 멋지게 보고 있었고 이번에 하는 말씀도 동감된다’ 내용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자신과 대립각을 세우며 여성할당제를 내세운 후보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제가 할당제 반대하니 할당제 하겠다는 사람이 나왔다. 단세포적인 반응"이라며 "저는 우리당이 왜 이꼴인지 이제야 알았다. 그런 청개구리식 반응으로는 절대 대중들에게 소구력을 가질 수 없다"고 깎아내렸다.
이 후보는 2030세대가 등 돌렸다는 분석이 나오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아무것도 안하는 게 내재화됐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후보는 “새누리당 시절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높을 때 정당이 사고 능력을 잃어버렸다”며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고공 지지율이 3년차까지 유지되면서 아무것도 안했다. 반대로 (주류에) 대들다간 공천 못 받고 팬클럽에 찍힌다고 생각하는 것도 내재화돼 답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당 대표가 되면 대선 아젠다로 일자리 정책을 내걸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이 후보는 “일자리 문제는 좁게 정의하면 안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년 일자리가 따로 있을 수 있다고 하는데, 따로 있는 게 아니다”며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가 높은 곳이 어디인지 이야기해야 한다. 콘텐츠 산업의 경우 승수효과가 높다. 이런 산업 발전을 위한 체계 (정비)가 우리 경제의 해법이 돼야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철학인 실력주의와 어긋나는 당내 ‘줄서기’ 문화도 비판했다. 이 후보는 “우리 당 문화는 전당대회에서 줄 한 번 잘못 서면 끝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비겁하게 행동한다”며 “전당대회 때 특보 자리를 남발하고, 그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광 파는 것을 없애야 한다. 제가 선거 캠프도 두지 않고 필수 인력으로 운용하는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 측에서 합당 때 정강·정책에 중도실용을 넣자고 요구하는 데 대해 ‘갑질’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이미 시대적 트렌드가 바뀌었다. ‘나는 중도요’해서 좋아할 사람은 없다”며 “그분들의 중도는 지금까지 양비론이었고 이슈에 대해 비겁한 모습이라는 게 많이 증명됐다. 그분들은 중도 대변자가 아니며 중도 대표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