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조국 사건’을 수사한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1일 출간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에 대해 "하나같이 사실이 아닌 뇌피셜들"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한 검사장은 지난달 31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비리를 저지른 것’ 자체보다 ‘권력으로 비리를 옹호한 것’이 훨씬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곧 있을 대규모 검찰인사와 관련해 “조국사태가 더 심해지고 있는 것이라 본다. 권력이 싫어하는 수사를 한 검사들만 내쫓겠다는 게 아니라, 조국을 적극 옹호한 검사들만 남기고 다 내쫓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터뷰에 응한 이유에 대해 “누구라도 나서서 할 말 하고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힘을 가진 쪽이 왜곡한 이런 거짓 기록이 나중에 진실 행세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검사장은 이날 정식 출간된 회고록에 대해 “책이 수백쪽인데, 이렇게 할 말 많은 사람이 왜 법정에서는 수백번씩 증언거부하면서 아무 말 안 하는지 모르겠다"며 “새로운 내용 없이 조국이나 추종자들이 SNS, 유튜브에서 반복해 온 내용들 그대로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판결문 한 번만 읽어 보시라. ‘뇌피셜’말고 ‘사실(fact)’은 거기 있다”며 "정경심, 조범동, 조권 판결문의 유죄 범죄사실들, 유재수 감찰 무마 등 조국 공소장들, 이성윤 공소장의 조국 관여 사실들이 다 공개되고 평가받았는데도 아직도 이런 말 하는지, 마치 다른 세상 사람 같다. 속을 사람도 이제는 별로 없지 않나”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이 사소한 도덕적 잘못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이 나라 국민들 중 어느 누가, 입시서류들을 매번 위조하나? 교사 채용하고 뒷돈 받나? 미공개정보로 몰래 차명주식사나? 자기편이라고 감찰을 무마하나? 한밤중에 증거 빼돌리나?”면서 “대부분의 상식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다”고 했다.
또 조국 일가에 대한 수사가 가혹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수사팀은 조국 측의 권력을 동원한 여론전과 수사방해, 각종 음모론 유포에 맞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게 검찰의 임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국과 정경심의 휴대폰을 압수하지도, 입시 당사자 조민을 기소하지도 않았는데, 과도한 수사라는 주장은 틀린 말"이라고 덧붙였다.
조국 수사를 앞두고 망설이지 않았냐는 질문엔 “이 수사 하면 내 검사 커리어가 사실상 끝날 거라는 건 당연히 예상했고, 할 일 하는 거니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다만, 이런 식으로까지 말도 안 되게 선동하고 치졸하게 보복할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조국 수사한 검찰총장과 검사들은 전부 모욕당하며 쫓겨나고 좌천됐다"며 "조국은 윤 총장이나 내가 자기들 배신했다고 착각하는 거 같은데, 검사가 권력자 입맛에 맞춰 반대파 공격하고 권력자 봐주는 거야말로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강조했다.
/김민혁 기자 mineg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