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당내 비판 시달리는 기본소득…"위험천만" "허구" "인용도 왜곡"

박용진 "文이 지금 50조 허투루 쓰고 있나"

정세균 "기본소득은 가난한 나라에서 유용"

양승조 "그 돈으로 행복주택 20만채 지어"

이재명 "포기하는 사람에게는 이유 수천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인 18일 오후 광주 동구청에서 기본소득지방정부협의회 소속 광주 5개 구청장과 간담회를 갖기에 앞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이재명 경기도지사가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인 18일 오후 광주 동구청에서 기본소득지방정부협의회 소속 광주 5개 구청장과 간담회를 갖기에 앞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론이 야권 뿐만 아니라 당내에서 제기되는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과거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나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등 야권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정치인들이 비판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대선 경선 시기가 다가오면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경쟁자들도 비판 행렬에 합류하는 모양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지사의 기본소득론을 "위험천만한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1년에 1인당 100만원 정도를 주기 위해 필요한 50조원을 증세 없이 (예산 절감으로) 조달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 50조원을 허투루 쓰고 있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정책 비전이 이리저리 바뀌고 근거도 미약하다"고 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정 전 총리도 이 지사와 기본소득의 효과성에 대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JB미래포럼 특강에서 기본소득에 대해 "용돈 수준으로 가성비가 낮다"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1년에 100만원을 주려면 50조원이 든다. 우리 1년 예산이 558조원인데 50조원이 어디서 나오나”라며 “준다고 해도 그걸 소득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다. 한 달에 8만원으로 용돈 수준”이라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이 지시가 경제학 교수의 발언을 왜곡해서 인용했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이 지사는 지난 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보편적 울트라 기본소득제'라 불리는 모든 국민들에게 연간 백만원 정도의 소액을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하다"는 아브히지트 배너지 교수의 말을 인용했다. 그러자 정 전 총리는 이 지사가 배너지 교수와 그의 아내 에스더 듀플로 교수의 주장은 왜곡했다고 문제제기했다. 정 전 총리는 "두 사람은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부유한 나라와 달리 가난한 나라는 보편기본소득이 유용할 수 있다. 개발도상국은 복잡한 프로그램을 운용할 행정역량이 부족하고 농촌기반 사회라 소득파악도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며 "기본소득은 복지행정력을 갖추기 힘든 가난한 나라에서 유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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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를 찾아 도쿄올림픽 지도에 독도 표기와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송파구 대한체육회를 찾아 도쿄올림픽 지도에 독도 표기와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정 전 총리는 "한국처럼 경제 규모가 크고 발전한 나라들은 '보편적 기본소득' 보다는 '선별적 재정지원'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는 배너지·듀플로 교수 부부의 2020년 발언을 인용하며 "이 지사의 주장과 전혀 다른 반대의 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 역시 지난달 26일 기본소득론에 대해 "재원 조달 방안이 없다면 허구"라고 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기본소득제를 도입하려면 연간 51조원이 들어가는데, 기본소득으로 청년 문제가 해소되겠느냐. 이 지사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돈이 있으면 저는 ‘더 행복한 주택’ 20만채를 짓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일 SNS를 통해 “하려는 사람은 방법을 찾지만 포기하는 사람에겐 이유가 수천 가지다. 전례가 없다고 포기하면 유능한 추격자는 몰라도 영원히 선도자는 못 된다”고 밝혔다./이 지사 페이스북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일 SNS를 통해 “하려는 사람은 방법을 찾지만 포기하는 사람에겐 이유가 수천 가지다. 전례가 없다고 포기하면 유능한 추격자는 몰라도 영원히 선도자는 못 된다”고 밝혔다./이 지사 페이스북


이 지사는 이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지난 1일 SNS를 통해 “하려는 사람은 방법을 찾지만 포기하는 사람에겐 이유가 수천 가지다. 전례가 없다고 포기하면 유능한 추격자는 몰라도 영원히 선도자는 못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김인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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