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칼럼

[동십자각] 반진사와 타진요

조교환 디지털편집부 차장



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씨 사건이 발생한 지 어느덧 한 달이 넘었다.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의 침통한 심정을 헤아릴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이 함께 슬퍼하고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려 노력하고 있다.

명명백백하게 밝혀지지 않은 사고 경위에 대해 정당한 의혹 제기는 필요하다. 그러나 무차별적인 억지 주장은 사회에 혼란만 가져올 뿐이다. 특히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근거 없는 의혹과 가짜뉴스들은 우리의 눈과 귀를 막고 있다.



가짜뉴스의 중심에는 일부 몰지각한 유튜버들이 있다. 자극적인 내용과 영상으로 조회수를 늘리며 돈벌이에만 몰두하는 사람들이다. 실제로 손씨 사건을 다룬 유튜브 채널은 3,000개를 넘는다. 돈이 되니 우르르 몰려드는 꼴이다. 손씨 사건 영상을 제작해온 채널들을 분석한 결과 지난 한 달 간 많게는 5,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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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이 여론의 관심이 쏠리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억측과 자극적인 영상이 쏟아지는 것은 조회수가 곧 돈이 되는 구조 탓이다. 유튜버가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 잡았고 뉴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그에 맞는 책임과 이를 감시할 규제 장치가 필요한 때다.

손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반진사(반포한강사건 진실을 찾는 사람들)’라는 카페도 개설됐다. 회원 수가 3만5,000명에 달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진실이 밝혀지길 원하고 있다.

‘반진사’는 여러모로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하는 모임)’ 카페 사건과 비교된다. 타진요 사건은 미국 스탠퍼드대학 출신의 가수 타블로에게 근거 없는 학력 위조를 주장하며 한 사람의 인생을 무너뜨린 사건이다. 주동자들은 학력 위조가 아니라는 게 밝혀졌음에도 자신의 주장에 반대하는 글은 바로 삭제하고, 진실을 말하는 사람에게는 비난을 퍼부으며 여론을 몰아갔다. 망상과 억측에 갇혀 끊임없이 음모론을 확대하고 재생산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고, 그들은 결국 실형을 선고 받았다.

물론 반진사는 음모론을 배제하고 팩트에 근거해 진실을 찾는 카페라고 밝히고 있다. 운영자도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유튜버의 홍보 창구가 되지 않겠다고 단언하며 그를 걸러내려 노력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카페에는 손씨의 실종 당일 함께 있었던 친구 A씨를 살해범으로 몰아가는 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가짜뉴스는 SNS 등을 통해 삽시간으로 퍼져나가고 파급력 또한 강하다. 극단적인 폐쇄 정책과 정보의 인위적 통제로 자정 능력을 잃은 타진요와는 달리, 반진사 카페가 시민의 힘으로 진실을 밝혀내는 모범적인 사회현상이 될 지 지켜볼 일이다.

/조교환 기자 change@sedaily.com


조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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