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총선 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빅데이터를 살펴보니 ‘점잖다’ ‘합리적이다’ ‘민주적이다’라는 표현이 많았습니다. 누가 검찰에게 민주적이라고 표현합니까. 그 점이 인상이 깊어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내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다룬 책 ‘별의 순간은 오는가-윤석열의 어제, 오늘, 내일’(서울문화사 刊)을 출간하는 시사 칼럼니스트이자 인문학 작가 천준(필명)씨는 8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책 집필 동기와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천 작가는 “윤 전 총장은 작년 총선 전부터 사실상 대권주자 형태로 빅데이터에는 잡혔었다”며 “여론조사는 작년 가을부터 사회 동향을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윤 전 총장이 정치인 듯 하면서도 아닌 듯한 그런 경계선 상에 놓여 있었다”면서 “윤석열 현상’이 실제로 존재하느냐에 대해 깊은 의문을 가졌고 ‘윤석열 현상’이 실재하다는 걸 확인하려면 인물 자체, 이 사람의 삶을 들여다 봐야한다고 봤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윤 전 총장 본인과 직·간접적인 교감 하에 출간된 첫 책으로 꼽힌다. 지난 3개월 간 ‘윤석열의 시간’, ‘구수한 윤석열’, ‘윤석열의 진심’, ‘윤석열의 운명’ 등이 출간된 바 있다.
천 작가는 윤 전 총장이 현직일 때 자료를 수집한 뒤 퇴직 후 확인 절차를 거쳤다. 그는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 현직에 있을 때는 팩트 확인이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서 시도하지 않았다”며 “지인들이나 같이 근무했던 사람들한테 자료는 다 확보해놨다 퇴직하고 나서 간접적으로 확인할 것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천 작가는 이번 책이 하나의 검증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고 자평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의 보수적인 일면만 조망한 책은 절대 아니다”면서 “연대기 구성으로 이것도 하나의 객관적 검증 자료로 보고 정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천 작가는 윤 전 총장에 대해 ‘형식적 합리주의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윤 전 총장은 보수적인 일면도 있는 반면에 사법농단 수사 같은 건 원칙에 입각해서 했다”며 “재판 거래는 꼭 새누리당 쪽에서만 일어난 게 아니라 민주당 쪽의 재판거래 내용도 있었다”고 말했다.
천 작가는 윤 전 총장과 정권의 불화는 예견돼 있었다고 짚었다. 그는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수사를 할 때부터 정권과 불화는 예견돼 있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서 윤 전 총장을 임명한 것 자체가 굉장히 이색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권이 호락호락하게 다루기 힘든 사람이라는 건 여러가지 시그널을 통해 예견이 됐는데, (검찰총장 임명에) 그게 간과된 부분이 특이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책에는 윤 전 총장의 수사 관련 비화가 담겼다. 윤 전 총장은 2017년 박근혜 특검 수사팀장으로 있을 당시 불구속을 핵심 기조로 갖고 있었다고 한다. 또 윤 전 총장은 2009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때도 불구속 수사를 건의했다고 한다.
또 윤 전 총장이 받은 정치 입문 제안 내용도 나온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정대철 전 의원 등을 통해 출마를 제안했다고 한다.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등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 측에도 영입 제의가 왔다고 한다.
/조권형 기자 bu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