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2004년 스웨덴의 에릭 스톨터만 교수가 최초로 ‘IT 기술을 활용해 인간의 삶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되는 현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이 촉발되면서 디지털 전환은 인공지능(AI)·로봇·IoT·AR/VR·빅데이터·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혁신적 활동으로 발전했다. 대기업이나 대형 플랫폼들은 디지털 전환을 기업의 핵심 전략으로 적극 활용하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반면,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디지털 전환의 수용과 활용에서 훨씬 뒤처지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향후 소상공인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은 기업 규모 간 양극화와 생산성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 소위 디지털 디바이드의 문제다. 디지털 전환에 앞서 있는 기업이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 소상공인의 사업 영역이 위협 받을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은 산업 경계를 무너뜨려 이종 산업 간에 경쟁을 일으킬 수 있다. 소상공인들의 디지털 전환 대응은 바로 생존의 문제다.
현재 우리 소상공인들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의식이나 행동 수준은 아직도 상당히 미흡하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소상공인은 디지털 기술의 효율성에 대한 인식 정도가 낮으며, 사업장에 적용할 수 있는 정도의 기술 수용성도 떨어지는 상황이다. 실제 소상공인 중 온라인 쇼핑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비율은 15%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50대 이상 소상공인들은 온라인 판매 강화에 어려움을 겪는다.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도·소매업, 제조업, 숙박·음식점업, 수리 서비스업 등의 디지털 활용도가 더 낮다.
디지털화는 전산화(Digitization), 디지털 데이터와 온라인을 활용하는 디지털화(Digitalization), 4차 산업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 활동인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단계로 발전한다.다수의 소상공인은 아직 전산화, 디지털화 단계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처럼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비대면 경제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경영 환경 전반이 급속히 변하는 상황에서는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은 최우선 정책 과제가 돼야 한다.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인식과 의지가 아직도 상당히 부족하다. 먼저 소상공인 인식 전환부터 중점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소상공인 간 디지털 전환 수준 차가 크다. 업종별·수준별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접근법을 도입해야 한다. 특히 50대 이상 소상공인을 위한 온라인 마케팅 맞춤 교육 강화가 절실하다. 현재는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이 고객 접점인 점포에 치중돼 있다. 향후 내부 생산·운영, 공급자와의 거래 등의 영역으로 확대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개별 소상공인별 지원보다는 조직화·협업화를 통한 확산, 온라인 플랫폼 활용도 제고 등 보다 효율성 높은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은 국내 자영업자의 경쟁력 제고와 직결된 최우선 과제다.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돕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진흥책을 기대한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소상공인 자신의 인식과 대응이다. “To be or not to be, That’s the question.”
/김보리 기자 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