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박물관'이 실연자들의 완전한 이별과 진정한 시작을 함께 했다.
9일 방송된 KBS Joy 예능 프로그램 '실연박물관' 3회에서는 사연자들의 다양한 이별을 함께하는 MC 성시경, 이소라, 딘딘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3MC는 스튜디오에 전시된 실연품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진정한 시작은 완전한 헤어짐부터라고 한다. 새로운 시작을 하러 나오시는 거죠?"라고 물어 앞으로 소개될 사연을 기대하게 했다.
이어 단양에서 4대째 양조장을 운영하는 사연자가 등장했다. 흑마늘 막걸리를 실연품으로 내놓은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표를 맡게 되니까 획기적인 걸 만들고 싶었다"며 "연구원들과 6개월간 연구해서 최초로 선보인 게 흑마늘 막걸리다. 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라고 이야기하며 씁쓸해했다.
사연자는 흑마늘 막걸리에 '너 마늘 좋아했잖아?'라는 전시명을 붙여줬고, 이를 들은 3MC는 "말도 안 돼. 본인이 생각한 거 맞느냐?", "무조건 작가 픽 같다"라고 의심을 멈추지 않아 폭소를 유발했다.
다음 사연자는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쓰고 등장한 김여친(가명)이었다. 익명을 희망한 사연자는 "그동안 호구 같은 연애를 많이 했다. 이제는 새로운 연애를 하고 싶다"며 전 남자친구에게 일방적으로 헌신했던 과거를 털어놔 충격을 안겼다.
사연자는 헤어지게 된 후 알게 된 전 남자친구의 외도 사실과 가짜 14K 목걸이를 선물 받은 사연을 토로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에 함께 분노하던 3MC는 사연자가 가짜 14K 목걸이를 부숴서 폐기하는 데 힘을 보탰고, 그가 퇴장할 때 '오! 해피 데이(Oh! happy day)' 노래를 불러줘 따뜻함을 선사했다.
세 번째 사연의 주인공은 조선 캐릭터 3인방이었다. 한국민속촌에서 지난 2015년 첫선을 보인 조선 캐릭터는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SNS 스타다. 각각 사또, 원조꽃거지, 장사꾼 캐릭터를 연기한 김탁, 김정원, 신동혁은 "7년 동안 함께했던 조선 캐릭터로서의 일들을 반납하고자 나왔다"라고 퇴사 소식을 알려 3MC를 놀라게 했다.
이어 세 사람은 "한계가 왔다. SNS를 부흥시키고 잘 해왔는데 더이상 우리가 하기에는 버거워지는 순간이 찾아와서 나가야 할 시기를 보고 있었다"라고 퇴사를 결심하게 된 이유와 근황에 대해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첫 오디션의 추억은 물론 비밀 사내 연애부터 하루 500만 원의 매출액을 올렸던 에피소드까지, 한국민속촌에서 조선 캐릭터를 연기하며 벌어진 다양한 비하인드스토리를 아낌없이 풀어놔 웃음을 안겼다. 장사꾼 신동혁은 즉석에서 남다른 야바위 실력을 뽐내 딘딘에게 매서운 딱밤을 선물하기도 했다.
세 사람은 조선 캐릭터의 명패를 '사꽃장'이라는 전시명으로 내놓았고, 3MC는 "여러분의 7년을 전시하겠다"라며 이들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했다.
마지막 사연자는 최근 첫사랑과 이별한 대학생이었다. 100일을 기념해 맞춘 커플링을 실연품으로 가져온 사연자는 대화를 시작했던 순간부터 영화의 한 장면 같았던 첫 만남까지, 설렘 가득한 연애사로 3MC의 뜨거운 호응을 끌어냈다. 이를 듣고 있던 성시경은 "고등학교 때 30분을 고민하다 손을 못 잡았던 게 아직도 생각난다"라며 자신의 추억을 회상했다.
그러나 사연자와 첫사랑의 사이는 장거리 연애를 하면서 멀어졌고 결국 이별에 다다르고 말았다. 사연자는 "내가 항상 더 사랑했으니까 제가 더 보고 싶을 거다"라며 슬퍼했고, 3MC는 각자의 경험에 기반한 따뜻한 위로를 건네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에 사연자는 "내가 첫사랑에게 마지막에서 불러준 노래가 '사랑해서 슬픈 날'이다"라며 노래 제목을 커플링의 전시명으로 결정했다.
한편 KBS Joy 예능 프로그램 '실연박물관'은 매주 수요일 밤 8시에 방송된다.
/김도희 doh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