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당대표의 당선으로 대선 준비를 진두지휘할 새 지도부가 출범하면서 향후 대권 지형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이준석 신임 당 대표는 '공정경선'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의 문호를 적극적으로 개방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특별 대우'는 없다는 의미다. 국민의힘에 입당해 '기호 2번'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라는 것이다. 당장 당 밖의 유력주자들로서는 득실 계산이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총장의 입당 문제도 '안갯속'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으로 들어오는 문을 활짝 열어주되 특정 주자를 위해 기다려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당내 경선 시기를 "8월 중순"으로 보고 "그때까지 결심 못 한 후보를 기다려야 하는지는 물음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른바 '경선 버스 정시출발론'이다. 꼭 짚어 말하진 않았지만 윤 전 총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변화와 쇄신의 이미지 덕분에 보수정당 합류에 따른 부담감을 덜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정치적 기반이 취약한 윤 전 총장으로선 촉박한 시간표를 받아들게 됐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윤 전 총장이 향후 행보에 대해 침묵을 지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지난 9일 검찰총장 사퇴 이후 첫 공개 행보에 나섰지만,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친정 복귀'에는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는 홍 의원 복당 문제에 관해 일찌감치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홍 의원은 이준석 돌풍에 대해 "지나가는 바람"이라며 박한 평가를 내놓기는 했지만, 우선은 "우리당 대선주자가 될 수 있다"며 홍 의원에게 열린 태도를 취했다. 김무성 전 의원도 최근 이 대표와의 독대에서 당내 분란을 막으려면 홍 의원 복당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관계 설정은 오리무중이다. 개인적 구원부터 정당 간 이해관계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4월 보궐선거에서 안철수를 저격하던 이 대표는 최근 "솟값은 후하게 쳐 드리겠다"는 말로 국민의당과 당 대 당 통합에 일차적으로 선을 그었다. 이후 안 대표에게 '상계동 카페회동'을 제안하며 합당 추진 의사를 내비쳤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개인적 앙금이 남아있는 데다 흡수 합당이냐 당대당 통합이냐의 방법론을 두고 입장차가 크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