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외화 '풍요' 속 K무비는 '빈곤'

극장가 주말 관객 50만명 넘어

크루엘라·컨저링3·캐시트럭 등

할리우드 영화들이 증가세 주도

'톱10' 韓 영화는 파이프라인 뿐

오는 16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공포물 ‘콰이어트 플레이스2’ 스틸컷. 이 영화는 2021년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롯데엔터테인먼트오는 16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공포물 ‘콰이어트 플레이스2’ 스틸컷. 이 영화는 2021년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롯데엔터테인먼트




지난 주말 이틀 동안 50만 명 이상이 신작 영화를 관람하는 등 극장가가 극심했던 코로나 한파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분위기다. 현 추세라면 지난 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무난하게 전년 동월 대비 관객 증가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문제는 한국 영화의 부진이다. 연초 기대작이었던 ‘서복’과 ‘자산어보’가 연이어 극장 흥행에 실패한 이후 한국 영화의 ‘개봉 몸 사리기’가 계속되면서 박스 오피스 상단을 외화가 차지했다. ‘모가디슈’와 ‘인질’ 등 오래 기다린 대작들이 여름 개봉에 나서기 전까지는 외화가 극장가를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2~13일 전국 극장 관객 수는 50만98명을 기록했다. 13일까지 6월 누적 관객 수는 206만1,593명에 달했다.



관객 증가세를 주도한 것은 할리우드 영화 4인방이다. 엠마 스톤 주연의 ‘크루엘라’가 주말 동안 16만7,953명을 모으면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이달 초 개봉한 공포 영화 ‘컨저링3 : 악마가 시켰다’는 관객 12만5,250명의 선택을 받았다. 액션 블록버스터 ‘캐시트럭’과 ‘분노의 질주’가 뒤를 이어 3, 4위를 차지했다. ‘분노의 질주’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200만 고지를 돌파했고, 크루엘라는 100만 관객 돌파를 눈 앞에 뒀다. 10만 관객 모으기도 힘들었던 지난 해와 비교하면 고무적인 수치다.

관련기사



다만 분위기가 살아나는 극장가 흥행 전선에서 한국 영화가 실종되다시피 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주말 박스오피스 10위 권에 들어간 한국 영화는 8위를 차지한 ‘파이프라인’ 단 한편이다. 그나마 관객 수는 1월 개봉작인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 무한열차편’ 보다도 저조한 수준이다.

17일 개봉하는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루카' 스틸컷./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17일 개봉하는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루카' 스틸컷./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외화 독주는 여름 방학 시즌이 오기 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 개봉 예정작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할리우드 작품 ‘콰이어트 플레이스 2’와 ‘루카’ 정도다. ‘콰이어트 플레이스2’는 2021년 북미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작품으로, 팬데믹 이후 북미권에서 처음으로 수익 1억 달러를 돌파해 화제가 됐다. ‘루카’는 디즈니 픽사가 ‘소울’에 이어 연쇄 흥행을 노리는 야심작이다. 국내 영화 중에서는 ‘여고괴담 여섯 번째 이야기 : 모교’가 개봉하지만 벌써부터 과거 명성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 나오고 있어 큰 흥행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제작·배급사들이 품고 있는 야심작을 시장에 내놓기 전에는 국산 영화 부진이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다.

일단 한국 영화 중에서는 NEW가 황정민 주연의 ‘인질’을,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류승완 감독의 복귀작 ‘모가디슈’를 여름 시즌에 내놓겠다고 스케줄을 공개한 상황이지만, 정확한 개봉 일정은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배급사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후 개봉 일자가 흥행과 직결되는 경향이 더욱 심해졌다”며 “이제는 코로나 탓을 하며 마냥 손실을 감수할 수 도 없어 개봉 시기를 고심해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정영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