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업의 독점 문제에 대한 비판적 성향으로 '아마존 킬러'라는 별명을 지닌 리나 칸(사진)이 미국 경쟁 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 수장을 맡게 됐다.
1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FTC 위원장으로 칸을 내정했다.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인 칸은 지난 3월 FTC 위원으로 지명됐으며 이날 상원에서 인준을 받았다. 상원의원 69명이 칸 위원의 인준에 찬성해 초당적인 지지를 얻었다.
칸은 몸집이 거대해진 공룡 정보기술(IT) 기업의 독점 문제를 파고든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2017년 로스쿨 졸업논문 '아마존의 반(反)독점 역설'에서 “기업이 시장을 독점해도 상품 가격에만 영향이 없다면 독점 규제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보는 전통적 시각은 아마존 같은 기업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마존 덕에 물건 값이 싸졌다고 규제하지 않으면 아마존의 지배력은 더 커질 것이고 결국 소매업체들이 경쟁자이기도 한 아마존을 통하지 않고는 시장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칸은 지난해 하원 법사위원회 반독점소위에서 일하며 아마존과 애플·페이스북·구글 등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비판하는 보고서 작성에도 참여했다. 이 보고서에는 IT 공룡들이 미래 경쟁자인 신생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의회에서도 IT 공룡들의 독점 행위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하원 법사위 반독점소위는 IT 기업 독점 행위 규제 패키지를 내놓았다. 패키지에서 가장 주목 받는 '플랫폼 독점 종식 법안'은 플랫폼 운영자가 다른 사업을 소유·통제하거나 해당 사업들이 이해 충돌을 일으키면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이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된다면 아마존은 회사를 둘로 나누거나 자체브랜드상품(PL)을 포기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