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코로나19 시대 맞아 힐링 명소로 부상하는 도시숲·정원

심리적 안정감에 체력 증진 효과

한밭수목원·울산 태화강국가정원 등

건강 챙기려는 이용객 갈수록 급증

산림청 '모범 도시숲 인증제' 도입

대전의 대표적 ‘힐링 명소’로 자리잡은 한밭수목원에서 인근 지역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산책하고 있다. /사진 제공=산림청대전의 대표적 ‘힐링 명소’로 자리잡은 한밭수목원에서 인근 지역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산책하고 있다. /사진 제공=산림청





“코로나19 시대에 건강을 지키려면 무엇보다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데 시간이 날 때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수목원을 찾고 있습니다. 1주일에 3~4회씩 숲을 걷다 보니 몸과 마음 모두가 건강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대전 서구 만년동 한밭수목원에서 만난 김숙희(53)씨는 “직장이 근처에 있어서 점심을 빨리 해결하고 동료들과 숲을 찾는 일이 일상이 됐다”며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욱 늘면서 도시숲에서 건강을 챙기는 시민들이 더욱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도시숲이 주민들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힐링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히 숲을 걷는 것만으로도 경제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유무형의 가치를 제공해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야외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 시민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시민들의 도시숲 사랑은 수치에서도 엿볼 수 있다. 산림청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한밭수목원 이용객은 올 들어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방문객은 68만7,95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4만7,556명 보다 53.7%인 24만394명 증가했다. 올해 월별 방문객도 1월 7만4,194명에서 2월 9만2,275명으로 크게 늘었고 3월 11만7,436명, 4월 17만4,295명, 5월 22만9,750명 등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도시숲이 제공하는 공간은 스트레스를 덜어주고 보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안정감을 선사한다. 숲에서 15분 간 나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농도가 15.8% 감소하고 혈압도 2.1% 낮아진다. 도시숲에서 걷는 운동까지 더해지면 시민들은 심리적 안정감과 함께 체력까지 증진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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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숲은 도심 속의 산소 공장으로서 시민들에게 맑고 깨끗한 공기를 제공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를 지속적으로 흡수함으로써 대기질 개선도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1㏊의 도시숲은 연간 미세먼지 46㎏, 이산화황 24㎏, 아산화질소 52㎏, 오존 46㎏을 흡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시숲은 여름철에 도시를 시원하게 만드는 에어컨으로도 변신한다. 뜨거운 직사광선을 차단함으로써 여름 한낮의 평균기온을 섭씨 3~7도가량 낮춰주고 평균습도는 9~23% 높여주는 등 도시의 쾌적한 생활환경을 유지시켜준다. 또 자동차 등의 소음을 감소시키는 역할도 담당한다. 도시숲에 조성된 폭 30m에 높이 15m 나무는 평균 10㏈의 소음을 줄여주고 도로 양옆과 도로 중앙의 나무들은 자동차 소음을 75%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에 조성된 정원과 수목원 역시 도시숲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문객이 덩달아 늘고 있다. 올 들어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의 방문객은 4월 11만3,121명과 5월 17만5,612명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0%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세종시 행복도시에 지난해 문을 연 세종수목원도 이용객이 급증하면서 세종시민들의 힐링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산림청도 이에 맞춰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지난 10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새롭게 사행된 법률은 도시숲이 국민의 보건·휴양 증진 및 정서 함양에 기여하고 미세먼지 저감·폭염 완화 등 도시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것에 맞춰 시민들이 도시숲을 잘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데 중점을 뒀다. 특히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의 도시숲 조성·관리 의무를 강화하고 시민·단체·기업들이 도시숲 등 조성·관리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또 ‘모범 도시숲 등 인증제도’를 도입하는 등 국민들이 생활권의 녹색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도시숲을 체계적으로 확충하고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지속가능한 도시숲의 조성과 관리를 통해 ‘숲속의 도시, 도시속의 숲’을 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우리나라의 인구 92%가 거주하고 있는 도시에서 생명이 넘치는 도시숲·정원을 체계적으로 조성하고 관리해 국민들이 다양하고 보다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이 도시숲·정원에서 휴양과 휴식은 물론 마음의 안정과 함께 면역력까지 끌어올려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대전=박희윤 기자 hypark@sedaily.com


대전=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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