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가 최근 국내 증시 시가총액 3위에 오른 데 이어 그룹 단위로도 상장사 시총 기준 국내 5위의 그룹에 등극했다. 카카오그룹은 소속사를 '세포분열식'으로 계속 늘림과 동시에 자회사들의 대규모 기업공개(IPO)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에 따르면 카카오와 계열사를 합한 그룹의 시가총액은 지난 18일 기준 73조9,34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삼성그룹(751조1,009억원), SK그룹(200조9,109억원), LG그룹(158조1,144억원), 현대차그룹(152조2,861억원)에 이어 시총 기준 5위다.
카카오그룹은 지난 2019년 말까지만 해도 시총 13조2,388억원으로 그룹 시총 순위 13위였다. 그러나 카카오는 작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핵심 비대면 종목으로 떠오르면서 지난해 말 시총이 37조8,524억원으로 3배가 증가했다. 시총 순위도 7위로 포스코그룹, 롯데그룹, 아모레퍼시픽그룹, CJ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을 제치고 1년 만에 6계단을 뛰어올랐다. 카카오그룹은 올해에도 주가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대표적인 성장주로 꼽히던 네이버그룹(6위), 셀트리온그룹(7위)마저 추월했다. 2019년 말부터 현재까지 약 1년 반 동안 카카오그룹의 시총 증가율은 약 459%, 증가액은 60조7,006억원에 달한다.
카카오그룹이 몸집을 크게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카카오의 주가 급등 덕분이다. 더불어 게임, 금융, 콘텐츠, 모빌리티 등 다양한 영역으로 계열사를 '무한 확장'하며, 성장·수익성 확보에 성공한 곳을 독자 상장시키는 카카오 특유의 공격적인 성장 전략이 뒷받침 됐다는 평가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포털에 따르면 카카오그룹 소속사는 2015년 말 45개에서 작년 말 현재 118개로 5년간 무려 73곳이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SK·LG·현대차 등 4대 그룹 소속사가 모두 263개에서 330개로 67개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카카오그룹 한 곳의 계열사가 4대 그룹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대 경쟁사인 네이버그룹과 비교했을 때 네이버는 소속사가 2017년 말 45개, 2018년 말 42개, 2019년 말 43개, 작년 말 45개로 거의 변동이 없었을 뿐 아니라 상장사도 1개에 불과하다.
자회사들의 상장도 그룹의 시가총액을 늘리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가 유가증권시장 예비상장심사를 통과하고 다음 달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계획이며, 카카오페이도 이달 중 유가증권시장 예비상장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종목의 IPO 규모는 최소 4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모빌리티도 내년 상장 준비에 나서는 등 다음 주자들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국내 증시에서 카카오그룹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