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0일 서울 여의도 동우빌딩 제주특별자치도 서울본부에서 가진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서 탄핵사태를 비롯한 과거, 우리가 결별했어야 할 과거와의 결별 의식을 거쳤다고 생각한다. 이준석 당 대표가 됐다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 변화의 절반은 이뤘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인터뷰에서 원 지사는 이 대표는 오는 8월 출발하겠다고 한 대선경선 버스에 “당연히 오른다”고 답했다. 대선 비전으로는 과학기술 부흥을 통해 ‘부국강병’을 이루고 디지털혁신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제시했다. 특히 연공서열의 최상단있는 이른바 ‘586세대’가 양질의 일자리를 차지한 고용시장을 바로잡을 강력한 노동개혁도 약속했다. 또 “정부가 주택에 지분투자를 하는 ‘국가찬스’로 내집마련의 사다리를 복원하겠다”고도 역설했다.
원 지사는 “차기 대선은 증오의 정치를 끝내고 대한민국을 미래로 전진시켜야 한다”며 원조 소장파로 개혁에 앞장선 본인이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이준석, 당선 만으로도 절반의 변화”
“이 대표, 일방통행보다 신중·대화·협력해야”
“이 대표, 일방통행보다 신중·대화·협력해야”
△이준석 당 대표가 당선됐다. 전당대회를 어떻게 보셨나.
-당원들과 국민들이 변화를 선택했다. 우선 세상은 많이 변화하는데, 정치가 너무 옛날 모습에 머물러 있으니 근본적으로 바꾸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내년 반드시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서다. 국민의힘에는 청년세대 지지가 그동안 너무 없었으니깐 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당 대표를 해야 정권교체에 실제로 도움이 된다는 전략적 판단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준석의 국민의힘은 어떻게 변해야 하나.
-우선 이준석 대표가 당 대표가 됐다는 것 자체가 변화의 절반은 이뤘다고 생각한다. 뭘 꼭 바꾸지 않더라도 그렇다. 이 대표가 단순히 젊어서만이 아니라 우리 젊은 세대의 실제 현실이나, 그들의 고민, 그들의 언어, 그들이 정치를 바라보는 욕구, 이런 것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이번 선거 때만 두각 나타낸 게 아니다. 이 대표는 그동안의 젊은 층과의 소통하고 방송 등을 통해 그들의 언어나 이슈, 그리고 거기에 담긴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들을 안다. 이 대표에게서 이런 모습이 앞으로 여러 가지로 나타날 것이기에, 공식적인 권위를 가진 대표로서 큰 문제만 없다면 변화가 자연스레 받아들여 질 것이다.
△당내 일부 강성 당원과 부딪힐 우려도 나온다.
-이 대표가 해결할 것이 정권교체를 위한 공정한 경선, 그리고 국민 지지도를 높여나가는 역할을 어떻게 할 거냐다. 그 부분도 큰 걱정을 안 한다. 경선룰은 다양한 협의를 통해 신중하게 하면 된다. 또 당에서 기존의 국회의원이나 오래 당을 지켜온 당원과의 조화·협력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도 있지만, 이준석 대표가 단순히 충돌하고 일방적으로 관철 시키려고 하는 것보다는 설득도 하고, 또 “인정할테니까 정당하게 저도 인정해주십시오”라는 ‘공존’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신중하고 대화하고 협력하겠다는 초심만 잃지 않으면, 큰 틀에선 잘해 나갈 것으로 본다.
△원조 청년 정치인·소장파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정치적 상황이 어떤가.
-제가 2004년 천막당사 때 전당대회에 출마해서 당시 박근혜 대표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나름대로 돌풍이었다. 그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중진 의원들과 계파가 강력했다. 저희는 그런 한나라당의 어떤 수직적이고 계파적인 정치, 또 변화를 거부하는 점들에 대해 비판하고 목소리를 내고 부닥치는 역할을 했다. 어려움도 참 많이 겪었다. 늘 소수파로 불리고, 뒤에서 총질하냐는 이야기도 들렸다. 하지만 보수정당이 개혁되어야 한다는 국민적 욕구가 있었기에 그래도 필요한 개혁파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고 탄핵까지 거치면서 당내에서는 위에서 누르던 억압은 없어졌다. 또 당내에서 무조건 끼리끼리 뭉치는 계파라는 것도 없어졌다. 그런 면에선 여건이 보다 수평적이다. 계파가 없는 상황에서 이준석이 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시의 저와 위치도 다르고 당 여건도 다르다. 이제는 이 대표가 보다 미래지향적인 주류를 형성해 갈 수 있다는 면에서 제 일처럼 기쁘다.
元 “기득권·현실에 안주 않는 혁신정신 있다”
“대권도전, 국민의힘 대선경선버스 탑승한다”
일자리·내집마련 위해 대대적인 국가혁신해야
“586이 ‘기득권’ 노동개혁에 모든 힘 바치겠다”
“대권도전, 국민의힘 대선경선버스 탑승한다”
일자리·내집마련 위해 대대적인 국가혁신해야
“586이 ‘기득권’ 노동개혁에 모든 힘 바치겠다”
△현직 도지사이면서 대선주자로 불린다. 이준석 대표가 띄운 ‘8월 대선경선 버스’에 올라탈 생각인가.
-당연히 그렇다. 대선에 대한 의지는 밝혀왔던 것이고 숨기고 그럴 게 아니다. 다만 공식적인 출마 선언이라는 것은 제가 가진 정리된 비전, 그리고 선언했을 때 그다음 어떠한 활동으로 경선에 임하겠다는 것이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될 필요가 있다. 지금은 현직 도지사로 코로나19의 방역을 책임지고 있다. 상황이 어떻게 되든 지금 언제 하겠다는걸 못박기에는 코로나19의 상황이 워낙 불확실하다. 급박한 상황이 터졌을 때 저를 대신해 책임질 사람도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당장 무책임하게 대권도전 선언을 할 수가 없다.
△대권 주자 가운데 유난히 신중하다는 시각이 많다. 이 때문에 국민들이 원희룡의 비전과 가치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한다.
-저는 원조 소장파라는 이름도 있듯이 기득권이나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혁신정신을 가지고 있다. 올바르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묻어가기 어려울만큼 정의감도 뜨거운 편이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은 디지털혁신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내집마련’이라는 희망사다리를 복원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현재 젊은세대의 미래 희망이 없는 곳이 되어가고 있다. 일자리든 부동산이든 이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서 미래를 열기 위해서 대대적인 국가혁신이 필요하다. 그런 부분에서는 디지털 혁신을 위한 과감한 제도 개선과 인재 양성, 그리고 기업들의 활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 필요하다. 또 한편으로는 부동산이나 교육, (양질의) 일자리는 연공서열 위에 있는 586세대가 기득권을 차지하고 있다. 과감한 노동개혁으로 젊은 세대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 디지털 혁신과 일자리 개혁, 이 부분은 제 자신의 모든 것과 모든 세력을 연결해서 대한민국에 막혀있는 병목현상을 뚫기 위해 모든 힘을 바칠 것이다. 그걸 보여드리기 위해서 대선에 출마하는 것이다.
△일자리 창출과 내집마련의 해법은 디지털혁신인가.
-미국과 중국의 기술전쟁에서 보듯이 큰 틀에서 보면 지금은 과학기술이 결국 국가의 생존을 결정하는 시대다. 그래서 과학 기술 강국으로 불려 놓기 위한 정부와 산업, 연구개발, 교육 차원에서 모든 개혁이 나와야 한다. 그중에서도 핵심적으로 디지털혁신을 통해 일자리와 산업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세계 속에서 최첨단 위치 확보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와 규제개혁이 필요하다. 막연히 말 잔치로 끝나는 정말 담대한 혁신이 필요하다.
제주도에서 지난 7년간 한 정책도 결국 혁신이라는 게 키워드다. 기후변화에 대응해서 탄소가 없는 ‘탄소중립섬’을 일찍 선언해서 전기차와 스마트 그리드, 스마트 모빌리티 등을 전부 연결하는 인프라를 깔았다. 전기자동차와 가정용 전기, 그리고 연료 전지, 이런 것을 연결하는 새로운 에너지 체계를 추진했다. 또 제주도에서 매년 100명 정도의 2030청년들의 취업과 창업을 장려하는 정책을 펴 이들이 인터넷 회사나 새로운 창업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결국 일자리문제는 출발점에 있어서는 교육격차, 그리고 끝에는 내집마련을 위한 자산격차로 연결된다. 대선에 나서면 국민들의 희망이 없는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 국가가 어떤 정책을 펴야하느냐에 대해 담대한 플랜들을 제시할거다.
내집마련은 ‘국가찬스’ 제공으로 지원 가능
폭등한 집값, 정부가 가계에 ‘지분투자'해야
폭등한 집값, 정부가 가계에 ‘지분투자'해야
△최근 부동산 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계신다.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문제 가장 큰 문제는 결국 내집마련을 탄압하는 정책을 펼친 것이다. ‘임대주택 살아라, 강남 살 필요 없다’ 그러면서 이사가야 하기 때문에 집사는 사람들도 ‘투기 아니냐’ 이렇게 했다. 명백하게 투기말고 는 내집마련은 장려하고 보호해줘야 한다. 예를 들어 유럽이든 미국은 내집마련을 빨리하게 지원해준다. 국민들은 평생 월세 내는 소작농보다 내 집을 가지고 빚을 갚는 자작농이어야 본인도 여유 생기고 나중에 또 갚기도 한다.
△주택가격이 폭등했다. ‘내집마련’을 획기적으로 지원할 방안은 무엇인가.
-결국 민간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의 공급을 최대한 많이 해야 한다. 국가는 주택공급을 위한 역할을 최대로 해야 한다. 그리고 집을 살 수 있게 나중에 갚을 수 있는 돈은 금융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금융지원이 한도를 넘어가면 어떻게 하느냐. 저는 정책상으로는 국가가 (내 집 마련을 하는 가구에) ‘지분투자’를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집마련을 위한 '국가찬스'에 대해 좀 더 듣고 싶다.
-'국가찬스'는 가계의 자산과 대출 한도, 그리고 주택의 가격의 갭(격차)이 너무 큰 경우에 한해서다. 만약 10억 원의 집을 사겠다면, 혼자 사는데 10억 원 집 살겠다는 국민에겐 지분투자는 당연히 안 된다. 그런데 세 식구가 반드시 살아야 하고 자산과 향후 금융을 통해 갚을 수 있는 돈은 7억 원은 되는데 3억 원은 도저히 구할 수 없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가 지분을 가지는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다. 나중에 소득이 올라가면 그 부분은 다시 사도 된다. 처분할 경우 국가는 지분만큼 가져가는 방식이다.
그리고 굳이 내집마련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도 국가가 다양한 형태의 임대주택을 제공해야 한다. 가구 수나 생활형태에 맞는 다양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면서 주거 부담 줄여줄 수 있고, 자기 집을 갖길 원하기만 하면 대출을 받아 사고 갚으면 된다. 이미 올라버린 집값 때문에 문제가 되면 국가가 지분투자해서 매입 부담 줄여줄 수 있다는 ‘국가찬스’를 쓸 수 있는 것이다.
“차기 대권, 증오와 혐오의 정치 끝내야”
“협치와 협력의 정치, 긍정의 미래로 전진”
“협치와 협력의 정치, 긍정의 미래로 전진”
△생각하는 차기 대선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무엇인가.
-현재 정치권은 말로는 혁신, 변화를 말하면서 모두 증오와 혐오의 정치에 다 올라타 있다. 대한민국은 이제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간에 미래로 전진해야 한다. 정권이 바뀌었는데 만약 문재인정권을 또 소위 청소하자는 이런 적대적인 증오정치를 하면 대한민국을 과거와 후퇴로 몰아넣을 위험이 크다. 그런 면에서는 원조 소장파로 개혁정치를 한 저는 진영을 뛰어넘을 수 있는, 보다 자유로우면서도 통합적인 그런 마인드를 갖고 있다. 저는 늘 협치와 협력의 정치, 긍정의 정치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왔고 상대적으로 (정치무대에서) 가장 적대세력과 비토가 없는 정치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당연히 혁신인데, 혁신을 하기 위해선 증오의 정치가 발목 잡는걸 뿌리치고 미래로 전진해야 한다. 증오의 정치에 발목 잡히지 않고 통합의 정신을 실천할 사람이 누구인가. 대선으로 가면 갈수록 그런 인물이 부각될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저는 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 정치, 통합의 정치 구상을 담아 실천방안을 제시할 것이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