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인수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됐던 세아상역이 알펜시아리조트 입찰에 불참했다. 물론 국내 기업 두 곳이 입찰 보증금을 내면서 인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어 매각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다만 자금 조달을 비롯해서 고용 승계 등의 정상화까지 별 탈 없이 완주할지 여부를 두고는 해석이 분분하다.
강원도개발공사는 21일 알펜시아 5차 공매 개찰 결과 2곳이 입찰, 유효 입찰이 성립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30일 이후 5차례의 공개 입찰과 2차례의 수의 매각 중 실제로 보증금을 낸 곳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펜시아리조트의 매각가는 최소 7,000억 원으로 입찰 보증금(5%)은 350억 원 이상이다. 적은 금액이 아닌 만큼 진성 의지를 가진 곳이 참여했다고 볼 수 있다. 낙찰자는 오는 24일 선정된다.
하지만 입찰자의 면면이 간접 공개되자 불안한 시선이 나온다. 자금력이 생각보다 약하다는 평가다. 강원도가 입찰자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부동산 개발 회사 2곳이라고 밝혀 입찰을 예고한 매출 2조 원의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 세아상역의 불참은 공식화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KH필룩스는 18일 공시로 자회사가 입찰했음을 공식화했다. KH필룩스는 조명 사업을 주력으로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를 키워 온 곳이다. 2019년 12월 서울 용산 그랜드하얏트호텔을 홍콩계 운용사 PAG, 호주 인마크자산운용 등과 인수해 주목 받았다. 필룩스는 대출(4,000억 원)을 제외한 전체 사모펀드(PEF) 자금(2,020억 원) 대부분을 내 사실상 호텔 인수를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호텔 인근 부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필룩스의 총 자산은 1분기 기준 4,376억 원으로 안정적 자금 조달 여부는 불투명하다.
필룩스 외에 다른 1곳은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전해졌다. SPC에 출자한 기업은 지분만큼만 책임을 진다. 주도권을 가지고 알펜시아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강원도 측이 유효 입찰은 됐지만 고용 승계 등 각종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최종 낙찰자를 선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매각가가 7,000억 원대에 자금 조달 능력도 의심이 된다면 국유 자산을 쉽게 매각하기 힘들 것”이라며 “또 한번 수의계약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