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때 100bp(1bp=0.01%포인트) 이상까지 확대됐던 장단기 금리 차가 최근 한 달 새 급격히 좁혀지고 있다. 중장기 경기 개선 기대감이 다소 누그러들었기 때문으로 장단기 금리 차 축소 국면에서는 성장주 대비 경기민감주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한국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사이의 금리 차는 전날보다 1.6bp 줄어든 70.3bp로 나타났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7bp 오른 연 1.338%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9bp 내린 연 2.041%를 기록했다.
불과 지난달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장단기 금리 차는 100bp에 육박했다. 지난 5월 14일에는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사이의 금리 격차가 104.2bp까지 벌어져 2011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달 들어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 1.1~1.2%에서 연 1.3% 수준까지 오른 반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오히려 연 2.2%대에서 연 2.0%대로 내려오면서 장기물과 단기물의 격차는 한 달 새 30bp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는 최근 각국 중앙은행의 ‘매파적’ 움직임과 관련이 깊다. 우선 한국은행에서 올해 안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단기물 금리가 올랐다.
이와 함께 물가 상승 기대는 누그러지고 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10년물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22일 2.31%를 기록하며 연중 고점을 찍었던 지난달 17일(2.54%) 대비 0.23%포인트 내려갔다. 기대 물가 상승률 하락은 장기물 금리 하락(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친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이 같은 ‘커브 플래트닝(장단기 금리 차 축소)’ 여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인상기 초기에는 장기물 금리가 오르면서 장단기 금리 차가 커졌다가 실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믿음이 확실해지면 커브 플래트닝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해석했다. KB증권은 오는 3분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 1.4%,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연 1.9%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단기 금리 차 안정화 국면에서는 경기민감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3~2014년 초기 통화정책 정상화 국면 때 사례를 보면 경기민감 업종보단 방어주나 우량주가 우위를 보였다”며 “장단기 금리 차 축소 국면에서 증시 상승 폭은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